롯데와 KIA는 8개 구단 가운데서도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뚜렷한 팀이다. 롯데에 지난해 타격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를 비롯해 홍성흔-강민호가 있다면 KIA엔 이범호와 몰아치기에 능한 김상현이 버티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3연전은 순위경쟁 못지 않게 화끈한 화력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첫날 KIA가 1-6으로 뒤지다 8-6으로 역전승하자 롯데는 이튿날인 14일 이대호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설욕(8-3)했다. 양팀은 15일 마지막 경기에서도 연장승부를 펼쳤다. 연장 10회 말 롯데 조성환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자 사직구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행운의 여신은 롯데 편이었다. 3-3 동점인 10회초 한 점을 내준 롯데는 선두타자 박종윤의 뜬공을 KIA 중견수 신종길이 놓치면서 찬스를 잡았다. 손아섭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앞선 8회 타석에서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8호)을 터트린 이대호가 고의 4구를 얻어 나가 1ㆍ2루 찬스. 후속 타자 이인구가 내야땅볼로 물러나면서 남은 아웃 카운트는 한 개.
그러나 롯데는 계속된 1ㆍ3루에서 강민호의 땅볼을 KIA 유격수 김선빈이 한 차례 더듬는 사이 3루 주자 박종윤이 홈을 밟아 다시 행운의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조성환이 KIA 마무리 유동훈을 상대로 날린 타구가 김선빈의 글러브를 맞고 튀기면서 끝내기 적시타가 됐다. 5-4.
시즌 3번째 끝내기 승리를 거둔 롯데는 최근 5회 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가며 16승(17패2무)째를 올렸다. 5월 들어 9승3패를 거둔 롯데는 이날 나란히 패한 공동 4위 삼성, KIA(이상 17승18패)와 승차 없는 6위.
반면 KIA는 연장 10회 결정적인 실책 2개 때문에 울었다. 또 앞서 0-2로 끌려가던 8회 롯데의 바뀐 투수 코리를 상대로 이범호-김상현-김주형이 연속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세 타자 연속 홈런은 시즌 1호이자 통산 20호. KIA 팀 통산은 6호(해태 4번)로 2004년 4월 15일 인천 SK전 마해영-홍세완-박재홍 이후 무려 85개월만(7년 1개월)의 진기록이다. KIA 선발 로페즈는 8일 SK전 9이닝 1실점에 이어 이날 9이닝 3실점 등 2경기 연속 완투급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편 이날 창단 후 처음으로 사장과 단장이 동반 사퇴한 한화는 대전 삼성전에서 시즌 첫 선발 전원 안타와 안승민의 호투를 앞세워 5-2 승리를 거두고 일단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성공했다. 삼성 최형우는 시즌 9호로 한화 최진행과 홈런 공동 1위. 잠실에서는 SK가 두산을 5-0으로 누르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SK 선발 이승호(37번)는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4승(1패)째를 따내며 다승 2위군에 합류했다.
목동에서는 LG가 8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 호투를 펼친 주키치의 호투를 앞세워 넥센을 8-0으로 꺾고 전날 연장 역전패를 앙갚음했다. 주키치는 8회 1사 1루에서 송지만에게 유일한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9이닝 3볼넷 9탈삼진 무실점(투구수 96개)의 완벽한 피칭으로 시즌 3호 완봉승을 기록했다. 시즌 4승1패.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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