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황혼 이혼'이 결혼 4년 이내에 파경에 이르는 '신혼 이혼'을 앞지른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부부의날(5월21일)을 앞두고 2010 서울서베이(서울거주 부부 1만5,600쌍)와 통계청 사회조사(1,410쌍)자료를 분석해 15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이혼한 부부 중 동거기간 '20년 이상'결혼 생활을 한 부부는 1990년 6.6%로 가장 낮았으나 20년이 지난 2010년에는 27.3%로 늘어났다. 반면 1990년 38.3%로 비중이 가장 높았던 결혼 후 '4년 이내 이혼'은 지난해 25.0%로 줄었다.
총 이혼 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편 기준으로는 1990년 8.5%에서 지난해 32.7%로 4배, 아내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3.7%에서 22.8%로 6배 증가해 50세 이상이 총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또한 남성의 경우 총 이혼 중 45세 이상 연령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2010년 이혼한 사유는 '성격 차이'가 44.5%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경제 문제'(12.3%),'배우자 부정'(7.8%),'가족간 불화'(6.6%),'정신적 및 육체적 학대'(4.5%)'건강문제'(0.6%) 순으로 나타났다. 이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는 남성(58.7%)이 여성(51.9%)보다 높았고,'경우에 따라 할 수도 있는 선택사항'이란 견해는 여성(38.5%)이 남성(33.2%) 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남편이 아내보다 더 배우자에게 만족하고,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결과도 눈에 띈다. '배우자에 만족한다'는 남편은 73.4%로 아내(64.9%)보다 8.5% 포인트 많았다. '고민을 배우자와 상담한다'는 응답자는 남편의 85.2%, 아내의 80.3%로, 남편 쪽의 비율이 높았다. '부부가 공통된 가치관을 지녔다'고 응답한 비율도 남편은 44.7%이었으나 아내의 41.7%에 그쳤다.
한편 서울 남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1990년 28.3세에서 2010년 32.2세로 20년 동안 3.9세 높아졌고, 여성도 같은 기간 25.5세에서 29.8세로 4.3세 높아졌다. 2010년 남성의 가장 많은 혼인 연령층은 30대 초반(30~34세)으로 1990년 전체 혼인의 21.9%에서 지난해 41.1%로 증가했다. 여성은 여전히 20대 후반(25~29세)이 가장 많지만 2000년 55.7%에서 지난해 46.7%로 줄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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