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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툭하면 서는 KTX 정말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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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툭하면 서는 KTX 정말 믿어도 되나

입력
2011.05.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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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고가 났다. 14일 서울에서 출발해 마산으로 가던 KTX산천 열차가 경북 칠곡 부근에서 제동장치 이상으로 52분 동안 멈춰 섰다. 잇따른 고장으로 코레일 측이 KTX의 안전확보를 위해 감축운행과 차량정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한지 하루 만이다. 이달에만 벌써 6번째이고, 올해 들어서 29번째다.

이 정도면 고속철도가 아니라 고장철도, 공포철도이다. 근본적인 대책,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일어난 사고를 보면 KTX는 어느 한 부분의 결함이나 이상이 아니라 총체적 문제를 드러냈다. 신호장치, 공기배관, 고압회로, 모터블록, 제동장치 등에 이상이 발생하는가 하면 승강문이 열린 채 시속 300㎞로 질주해 승객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 KTX산천 2호차의 경우, 모터감속기 고정장치에 심각한 결함이 확인돼 코레일이 차량제작사 현대 로템에 리콜까지 요구했다.

코레일의 안전의식도 한심하다. 허준영 사장은 "사람도 안 다친 작은 사고에 마치 큰일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는 식으로 말했다. 승객 안전을 누구보다 걱정해야 할 책임자가 이러니, 기관사가 제동장치 위에 가방을 잘못 놓아 광주행 KTX를 11분이나 멈춰 서게 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런 KTX를 누가 안심하고 타겠으며, 어느 나라가 믿고 수입할 것인가.

국민이 KTX의 잦은 사고에 민감한 것은 고속철도는 아주 작은 실수나 결함이 엄청난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철 선진국 일본과 독일에서도 곡선구간 감속운행을 어기거나 차 바퀴의 링 하나가 깨지면서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코레일과 현대 로템은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과 안전점검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인력 감축과 유지보수 업무의 축소 등 경영성과를 높이는 게 결코 승객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완벽하지 못한 상태로 해외 수출을 서두를 일도 아니다. KTX가 지금처럼 늘 사고 우려를 안고 달린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제라도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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