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나오토(菅直人) 정권의 홍일점 렌호(蓮舫) 행정쇄신 및 절전계발담당 장관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모델과 영화배우를 거쳐 2004년 참의원 선거로 정계에 입문한 렌호 장관은 지난 해 9월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패션감각을 무기로 줄곧 매스컴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패션화보를 찍어 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대중적 인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간 총리는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3월1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발생직후 절전계발담당 장관을 겸임토록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취임 2개월이 지나도록 렌호 장관의 역할이 모호해 국민들로부터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도쿄(東京)전력과 주부(中部)전력 관내 기업과 주민들에게 일률적으로 15%의 절전을 요구하는 정책 결정 등은 가이에다 반리(海江田萬里ㆍ61) 경제산업 장관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렌호 장관은 취임 이후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와 일본 프로야구협회를 방문해 올 여름 전력난과 관련, 절전을 요청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TV 등 매스컴을 통한 기자회견 등은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이 도맡았다.
산케이(産經) 신문은 렌호 장관이 TV 등에 자주 출연해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저항감을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이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를 두고 간 총리의 실패한 인선의 희생양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렌호 장관은 "나의 지명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각 장관과의 연계활동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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