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이하 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업체인 램버스와 11년간 끌어온 D램(SD램 및 DDR) 원천 기술 침해 관련 특허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15일 하이닉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고등법원은 "램버스가 D램 원천기술과 관련된 증거 자료를 임의로 파기한 행위는 불법"이라는 판결과 함께 하이닉스의 손을 들어줬다. 연방고등법원은 또 같은 사안을 두고 램버스와 마이크론 사이에 벌어진 항소심에서 마이크론의 승소를 결정했다. 핵심 문건 없이 해당 D램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램버스의 주장을 현지 연방고등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하이닉스는 2009년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에서 램버스의 D램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약 4억 달러의 손해배상금과 로열티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연방고등법원에 항소한 바 있다.
하이닉스는 앞서, 전신인 현대전자가 램버스가 같은 건으로 일본 업체인 히타치를 시작으로 관련 업체를 차례차례 제소하자 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2000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램버스 특허 무효 및 비(非) 침해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램버스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연방고등법원에 재심리를 요청하거나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수는 있다"면서도 "미국 사법제도 관례상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다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일반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다"고 말했다.
램버스가 이번 연방고등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경우, 하이닉스는 2009년3월 1심 판결에 따라 설정된 손해배상 금액 4억 달러의 지급 의무가 소멸된다. 또한 1심 판결에 따라 발생됐던 해당 D램 반도체의 로열티(2009년2~2010년4월) 회수도 가능하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연방고등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면서 "램버스와의 협상을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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