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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인류 위기와 환경기술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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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인류 위기와 환경기술 혁명

입력
2011.05.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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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폭발로 인해 인류는 파멸을 맞는다.' 200년 전의 경제학자 맬서스의 주장이었다. 식량 부족이 근거였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는 건재하다. 농업혁명이라 불리는 식량생산 기술의 급속한 발전 덕분이다. 산업혁명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농작물의 대량 수송도 가능했다.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다.' 오늘날 또 다른 인류 위기론이 대두된다. 지구가 점점 더워져 빙하가 녹는 등 환경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최근 100년간 0.7도나 올랐다.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1도 상승하면 물 부족과 사막화를 재촉하고, 2도 상승하면 생물종의 20%가 멸종위기에 처한다. 5도 이상 상승하면 주요 생물이 대부분 멸종할 것이라고 한다.

인구 팽창은 더 심한 환경파괴를 초래한다. 미래학자 아탈리의 예측은 향후 10년간 세계 인구가 80억명으로 급팽창한다는 것이다. 상수도 등 환경시설이 적절히 공급되지 않으면 인류는 전염병에 시달리는 등 큰 재앙을 안게 될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기후 변화와 인구 팽창에 따른 환경문제가 지구촌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현명한 인류는 머리를 맞대고 국제적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탄소배출 규제, 자동차 배출기준 강화, 에너지 절감 등이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공장 문을 닫아야 하나? 자동차를 포기해야 하나? 전기를 꺼야 하나? 아무리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해도 인류가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ㆍ폐수 정화기술 개발, 친환경자동차 개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로 인류를 구해야 한다. 과학기술이 관건이다. 인류는 문명을 향유하면서도 환경을 지킬 수 있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다. 엄청난 수요가 기다리는 환경산업이 경제성장의 새 동력이 될 수 있다. 세계 환경시장은 10년마다 두 배씩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5년에는 BT나 반도체 시장 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진국은 이미 탄소배출권 시장형성,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등 치열한 'Green Race'를 펼치고 있다. 중국도 올해부터 환경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이 환경기술 혁명에 뒤질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정했다.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자동차, 기후변화 대응기술 등 '27대 녹색기술' 개발에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환경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했다. 그 결과, 국내 환경산업 매출액은 매년 15% 이상 상승하고 있다. 수출액은 연평균 33%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우리나라 환경기술의 예를 들어보자. '막여과 정수처리공법'은 물을 머리카락의 300분의 1 굵기에 불과한 0.1㎛ 크기의 분리막 구멍으로 통과시켜 병원성 미생물까지 제거할 수 있는 첨단 정수기술이다. 수십 년간 사용한 모래 여과와 염소소독 방식을 대체할 혁신적 환경기술이다. 이런 신기술은 국부를 창출하는 산업기반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대단하다.

인류는 멸망하지 않는다. 과학기술 개발로 인류는 위기를 극복해 왔다. 환경위기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환경기술 개발 경쟁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경제성장은 중화학 선박 자동차 컴퓨터 전자를 거쳐 이제 환경기술이 주도할 것이다.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위해 정부 부처, 과학계, 산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유영숙 책임연구원은 지난 6일 환경부 장관에 내정돼 사이언스 에세이 집필을 5월 16일자로 마감합니다.

유영숙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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