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온난화가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수온이 지난 40여년간 세계 평균의 세 배 가까이 올랐고, 그 결과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어종도 크게 달라졌다.
15일 통계청의 어업 통계에 따르면 1980년 만해도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는 쥐치, 멸치, 갈치, 명태 순이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어획량 상위 어종이 멸치, 오징어, 고등어, 갈치 순으로 바뀌었다.
특히 1980년 당시 22만9,230톤이었던 쥐치의 어획량은 30년 만에 2%에도 못미치는 3,475톤으로 격감했다. 또 30년전 1년에 10만톤 가까이(9만6,384톤)이나 잡혔던 명태는 작년에 고작 1톤만 잡혔을 뿐이다.
이에 비해 따뜻한 물에 사는 멸치(16만9,657→24만9,636톤)와 오징어(4만8,490→15만9,130톤) 등은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이런 어종 변화는 무엇보다 한반도 연안의 '물갈이' 때문이다. 실제 2008년 한반도 근해의 표면 수온은 1968년과 비교해 평균 섭씨 1.31도 상승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인 0.5도의 세 배 가까운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류성 어종인 명태 자원이 198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줄고 남해안에 주로 형성되던 오징어 어장이 동해안으로 확대된 현상의 주 원인은 기후 변화에 따른 한반도 연안 수온 상승"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태 어획량 급감은 1980년대 초반 명태 새끼인 노가리의 남획이 심했던 탓도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0년간 연근해ㆍ원양어업 등 잡는 방식의 어업은 어장 축소와 자원량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반면, 바닷물을 이용하는 천해양식어업의 경우 새 어장의 개발과 양식기술의 발달, 양식품종의 다양화 등에 따라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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