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85ㆍ사진) 영국 여왕의 역사적인 아일랜드 방문이 가까워지면서 아일랜드 국민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21년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영국 군주가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것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처음이다. 더블린대학의 다이어매이드 페리터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아일랜드가 영국과의 전쟁을 통해 독립한 만큼 반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싫건 좋건 영국이 아일랜드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경우 아일랜드 독립전쟁 이후 태어난 인물이란 점에서 아일랜드인의 거부감이 덜한 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영연방에 속하는 북아일랜드를 놓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던 터라 영국 군주의 아일랜드 방문은 이뤄지기 힘든 일이었다. 1999년 북아일랜드가 자치권을 획득한 뒤 영국 여왕의 방문이 추진된 적이 있지만 안전 및 경호상 문제로 미뤄졌다. 17일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일정에는 크로크 파크 경기장도 포함됐다. 이곳은 아일랜드 독립전쟁 당시 영국군이 영국 비밀요원 암살사건과 관련, 아일랜드 시민 14명을 사살한 비극적 장소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2일로 영국 역사상 2번째로 오랜 기간 왕위를 지킨 군주라는 기록도 세웠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부친인 조지 6세의 뒤를 이어 1952년 2월6일 즉위한 뒤 59년 3개월째 재임, 역대 2위였던 조지 3세의 기록을 깬 상태다. 영국 왕 가운데 최장수 재임 기록은 빅토리아 여왕으로, 1837년 18세 때 왕위에 올라 1901년까지 64년 동안 재임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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