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K리그 우승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분위기였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은 전북전을 역전승으로 이끈 뒤 서포터스 앞에 섰다.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선수, 서포터스까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어깨동무를 했다. ‘스틸러스~ 스틸러 스틸러 스틸러스~’의 승리의 찬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들은 껑충껑충 뛰면서 하나가 돼 기쁨을 만끽했다. 포항의 대역전승은 그 어느 때보다 짜릿하고 감동적이었다.
포항이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경기에서 2골을 먼저 내주고도 후반에만 3골을 뽑아내며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뒀다. 6승(3무1패 승점21)째를 챙긴 포항은 전북(승점19)의 5연승을 저지하면서 일주일 만에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또 최근 홈에서 3승1무를 기록하며 안방에서의 강세를 이어갔다.
K리그 선두를 다투는 팀답게 포항과 전북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며 K리그의 진수를 유감없이 뽐냈다. 전반전의 주도권은 전북이 쥐었다. 이동국을 앞세운 전북은 전반에 2골을 먼저 뽑아냈다. 0-0의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던 전반 37분 이동국이 아크 밖 왼쪽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상대 수비수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네트를 갈랐다. 이동국은 5분 뒤 박원재에게 정확한 헤딩을 연결해 추가골을 도왔다.
하지만 이동국이 허벅지 통증 호소로 빠지자 후반전은 포항의 흐름으로 넘어갔다. 포항은 위력적인 세트피스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후반 11분 황진성의 왼쪽 프리킥을 신형민이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코뼈 수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투혼을 선보인 신형민의 골로 ‘스틸야드’의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후반 19분 정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자 경기의 추는 포항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후반 27분에는 황진성의 코너킥을 슈바가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슈바는 준비했던 장갑을 끼고 ‘마이클 잭슨 춤’ 세리머니를 선보여 팬들을 즐겁게 했다.
상암벌에서는 최용수 감독대행의 ‘형님 리더십’이 계속해서 위력을 발휘했다. FC서울은 이날 경남을 맞아 데얀의 선제골과 고요한의 2골로 3-1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첫 리그 3연승을 구가한 서울은 4승3무3패(승점15)를 기록,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최 대행 부임 후 4연승의 신바람이다.
1골1도움을 기록한 데얀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제주는 K리그 최초로 서산에서 열린 울산과 경기에 박현범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포항=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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