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본부가 대전권으로 사실상 결정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대구ㆍ경북 등 다른 지방이 들끓고 있다. 대규모 궐기대회와 함께 단식, 혈서쓰기에다 특정 지역을 위한 정당을 창당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5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도청 광장에서는 G.U.D(경북 울산 대구)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범시도민유치본부 주관으로 궐기대회가 열렸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범일 대구시장,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이철우 김태환 정해걸 조원진 등 지역 국회의원과 경북도공무원, 시ㆍ도민 등 4,000여명은 과학벨트 대전 내정설을 규탄하며 나눠주기식 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유치본부는 이날 ▦짜맞추기식 정치평가 즉각 중단 ▦지방 말살하는 충청권 입지음모 중단 ▦나눠주기식 정치산물인 삼각벨트 중단 등을 결의하고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결의대회에서는 격앙된 발언들이 여과 없이 흘러 나왔다. 홍호식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규탄사를 통해 “과학벨트가 정치적으로 선정되면 우리도 정치적으로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격려사에서 “내일(16일) 소문대로 대전으로 가면 사전각본에 의한 정치벨트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당초 약속한 5월30일까지 온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상효 경북도의회 의장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대구경북을 위한 정당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공정한 평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원전가동 중단과 방폐장 건설저지를 위해 63명의 도의원들이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신준민 특수업무수행자협회 경북지부장 등 4명은 G.U.D(경북 울산 대구)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결사쟁취’를 혈서로 쓴 뒤 김관용 지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지사는 13일부터 도지사 접견실에서 단식투쟁 중이며, 이상효 도의회의장은 삭발했다. 김 지사는 이날 별도의 인사말을 하기로 했으나 초췌한 모습으로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오른 뒤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만 하고 내려갔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호남권유치위원회도 15일 오후 국회에서 강운태 광주시장, 윤봉근 광주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라”며 “특정지역을 염두에 둔 짜맞추기식의 정략적 심사를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충청권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전시가 표정관리에 들어간 반면 충남도는 “그 동안 3개 시ㆍ도가 공조해 온 대로 세종시 중심 과학벨트 조성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충북도는 “정부가 과학벨트를 영ㆍ호남에 분산 배치하는 나눠먹기를 하면 정치벨트로 규정해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대선공약 이행과 경쟁력 차원에서 충청권에 거점지구와 기능지구가 입지하는 것이 순리이며, 특히 오송ㆍ오창지구가 거점지구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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