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언니 선생님이 좋아요.”
광주의 한 여고가 지역 후배 여중생을 위한 학습봉사단을 구성해 화제다. 광주시교육청은 15일 상일여고가 최근 ‘상일배움터’을 열고 여중생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농어촌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ㆍ고생을 위한 교육봉사를 한 경우는 있지만 여고생 언니가 여중생 동생에게 과외선생을 자처한 것은 전국 첫 사례로 알려졌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공부 모임인 학습두레공동체를 운영하면서 학습봉사단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학습봉사단은 수능 준비로 바쁜 3학년을 제외한 1,2학생 중 자발적으로 참여를 희망한115명으로 꾸려졌다. 지역 중학교에는 봉사활동 취지를 담은 공문을 보냈고 상일 유덕 대자 등 5개 중학교에서 155명이 신청했다.
상일여고는 멘토(조언자)와 멘티(상담자)가 된 선후배 학생들의 학업수준 등을 고려해 1대1 개인지도를 비롯해 2대1, 2대2 등 90여개의 그룹을 만들었다. 이 봉사단은 매주 주말 오후 시간을 이용해 영어와 수학 수업을 하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년이나 학기 단위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눈높이에 맞는 개인지도가 가능한 만큼 성적 향상과 함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고취, 사교육비 경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재능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나눔, 배려의 의미를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일중 나정은(3년)양은 “자상하고 편안한 언니가 생긴 만큼 허물없는 대화도 나누고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에 대한 조언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상일여고 김진구 교장은 “선배 언니들이 후배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학업 이외에도 학교생활, 진학정보 등 다양한 조력을 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교 3년째로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된 상일여고는 학업성취도 평가, 수능 상위 등급 비율 등에서 지역 공립고 중 최상위 성적을 기록하는 등 신생 공립명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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