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BS 동영상 재구성… 9ㆍ11테러 후 수년간 아프간 은신
미 해군 특수부대원의 헬멧에 장착된 소형카메라에 녹화된 동영상을 통해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빈 라덴은 유가족이 주장한 것처럼 생포 후 처형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영상 내용을 재구성해 보도한 미 CBS에 따르면 교전은 아보타바드 은신처의 본관건물 앞 숙소건물에서 단 한 차례 벌어졌다. 빈 라덴의 연락책 1명이 총을 발사했다가 곧 진압됐고, 건물 안에서는 부대원에게 발포한 사람은 없었다. 대원들은 건물 3층에서 빈 라덴과 처음 맞닥뜨렸고 총을 발사했으나 빗나갔다. 빈 라덴은 침실로 몸을 숨겼고 첫번째 대원이 방안으로 들어가 반 라덴의 딸들을 옆으로 밀어냈다. 두번째 대원은 뛰쳐나온(또는 빈 라덴이 밀친) 빈 라덴의 아내를 밀고 빈 라덴의 가슴에 총탄을 명중시켰다. 세번째 대원은 머리를 맞혔다.
그 동안 빈 라덴 사살의 정확한 세부 상황에 대해서는 추측들이 난무했다. 빈 라덴의 12세 딸은 아버지가 생포된 뒤 사살됐다고 주장했지만, CBS에 따르면 빈 라덴은 부대원들이 은신처에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사살됐다. 부대원들은 나머지 시간동안 컴퓨터 등을 챙기고 40분만에 작전을 종료했다.
또한 빈 라덴이 9ㆍ11테러 후 수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어 지냈던 사실도 드러났다. AP통신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관타나모 파일', 빈 라덴의 아내와 측근 등의 말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빈 라덴 행적을 추적했다. 이에 따르면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머물다 2001년 10월 7일 9ㆍ11테러에 대한 미군의 보복 공격이 시작되자 수도 카불로 피신했다. 그 해 11월에는 북서부 산악지대인 토라보라의 동굴로 은신처를 옮겼다고 탈레반 간부 출신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가 주장했다.
빈 라덴은 2001년 12월 미군이 토라보라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자 알 카에다 2인자인 알 자와히리와 함께 북서쪽으로 40km 떨어진 잘랄라바드 지역의 측근 아와르 귤의 집으로 피신했다.
이후 빈 라덴은 북동부 쿠나르, 크와르 등지를 거쳐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빈 라덴이 아보타바드에 정착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빈 라덴이 조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낸 방법도 밝혀졌다. 빈 라덴은 전화와 인터넷이 없는 은신처에서 자신의 컴퓨터에 메시지를 입력했고 USB메모리에 저장해 연락책에게 넘겼다. 연락책은 멀리 떨어진 인터넷 카페를 찾아 저장된 메시지를 복사해 이메일을 전송했다고 CNN은 전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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