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선 아기 기저귀를 가는 부드러운 여자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인한 여성을 존경합니다. 그런 여성 역할을 연달아 맡은 건 제게 행운입니다."(안젤리나 졸리)
"나이 들어 기억력이 쇠퇴해 '쿵푸 팬더' 만들 때 생각이 잘 안 납니다. 그런데 제가 졸리 옆 자리에 앉아 있다니 어찌 이런 일이…."(더스틴 호프만)
12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쿵푸 팬더2' 기자회견에 참석한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와 잭 블랙, 더스틴 호프만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하며 세계적 배우의 면모를 드러냈다. 졸리는 '쿵푸 팬더2'에서 여자 호랑이 타이그리스, 블랙은 주인공 포, 호프만은 포의 쿵푸 사부 시푸의 목소리를 각각 연기했다.
'쿵푸 팬더2'는 판다이면서도 아버지가 오리인 포의 과거가 담겨있다. "나는 어디에서 왔나"라는 포의 존재론적 의문이 영화를 관통한다. 당연하게도 캄보디아와 베트남, 에티오피아에서 세 자녀를 입양한 여섯 남매의 엄마 졸리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졸리는 "가족들끼리 입양과 양어머니, 고아원이란 말을 일상적으로 자주 쓴다. 이들 단어는 우리에게 행복한 단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쿵푸 팬더2'를 보고 엄청 좋아했는데 특히 주인공 포가 입양아이기에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다"고 했다. 졸리는 "아이들에게 무술을 배우게 하고 있다. 자기 몸에 대한 훈육과 존중, 통제를 가르치는 일은 매우 흥미롭다"고도 말했다. 그는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더 트리 오브 라이프'에 출연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와 함께 여섯 남매를 대동하고 칸을 방문했다.
주인공 포처럼 볼록한 배를 일부러 불쑥 내밀며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코미디 배우 잭 블랙은 유쾌한 입심으로 좌중을 웃겼다. 그는 영화 속 포가 수련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모습을 자신과 비교하며 "난 잠이 막 들려는 순간 마음의 평정을 얻는다"고 말했다. "10대 초반 당신의 영웅은 누구였냐"는 질문엔 "아카펠라 가수 바비 맥퍼린"이라고 답했다. 그는 맥퍼린의 히트곡 'Don't worry Be happy'를 직접 부르며 "날 행복하게 해준 노래"라고 말했다.
칸=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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