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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경제는] 미국이 출구전략에 나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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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경제는] 미국이 출구전략에 나선다면

입력
2011.05.1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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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유동성, 아시아 등 신흥국서 美로 회귀할 수도

최근 세계 경제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사태, 일부 유로국가 재정문제, 동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적지 않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2009년 하반기 이후의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최근 3년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경기 회복세 지속 여부를 우려하던 목소리는 줄어드는 반면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주장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2010년 상반기에 연준은 통화완화 정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출구전략을 고려했으나,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히려 지난해 11월부터 양적완화 정책(QE2)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머지않은 장래에 연준이 자생적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반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기 위해 출구전략을 또다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연준이 출구전략, 즉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여전히 불확실한 측면이 많지만 금융시장의 다수 의견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장ㆍ단기 시장금리가 그간의 하향 안정기조에서 벗어나 상승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점증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방향이 긴축기조로 전환되고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종결로 채권수급 여건이 악화되면 장기 시장금리는 점차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다. 다만 연준의 출구전략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하여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환류할 경우 장기 시장금리의 상승세는 제약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주식시장의 반응은 매우 예측하기 어렵다. 연준의 통화완화의 수준 축소가 유동성 환수로 비춰질 경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연준의 정책방향 전환이 '실물 경기가 이미 자생적 회복력을 갖추었다'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확산될 경우 주가는 오히려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연준이 통화정책방향을 긴축으로 전환한 후에는 금리와 주가가 함께 오름세를 보이곤 했다.

셋째, 미 달러화의 강세 전환이 예상된다. 미국 정책당국이 표면적으로는 강한 달러(Strong Dollar) 정책을 고수하여 왔지만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시행 이후 미 달러화 가치는 줄곧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기조로 전환하면 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미국의 재정문제가 부각되면서 미 달러화 가치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미국 정책당국이 암묵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계속 유도하거나 용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끝으로 미국 금리, 주가, 환율 등이 앞에서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글로벌 자본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지금까지는 풍부한 미 달러화 유동성이 고수익을 찾아 신흥시장국 등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기조로 전환될 경우 대규모 글로벌 자본이 미국 금융시장으로 회귀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지난달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그간의 통화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였다. 따라서 연준이 출구전략을 당장 그리고 급격하게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금융시장은 서서히 이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리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황인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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