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학교가 수업시수를 과목별 기준시수의 20%까지 자율 증감할 수 있도록 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영어 수학 과목 편중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3,221개 중학교 1학년의 향후 3년간 교육과정 편제표를 분석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의 73.7%인 2,375곳이 영어 수업을 기준시수(3년간 340시간)보다 늘렸다. 영어 수업을 5~10%(17~34시간) 늘린 학교가 1,465곳, 15~20%(51~68시간) 늘린 학교가 633곳이나 됐다. 반면 영어 수업을 줄인 학교는 0.58%인 19곳에 불과했다.
수학도 기준시수인 374시간보다 수업을 늘린 학교가 1,756곳이나 됐지만 줄인 학교는 28곳(0.87%)에 그쳤다.
반면 국어 수업은 늘린 학교(146곳)보다 줄인 학교(562곳)가 훨씬 많았고, 기술ㆍ가정과 도덕 수업을 줄인 학교도 각각 1,310곳, 1,064곳에 달했다.
집중이수제와 관련해서는 음악과 미술을 2학기 동안 몰아배우는 중학교가 각각 2,883곳(89.5%)과 2,905곳(90.2%)이나 됐다.
초등학교 1,2학년에서는 국어와 수학의 편중 현상이 나타나 전체 초등학교 5,738곳 가운데 국어는 3,303곳(57.6%), 수학은 3,584곳(62.5%)이 각각 수업시간을 늘렸다.
분석 결과에 대해 교과부는 "종전 7차 교육과정과 비교했을 때 2009과정의 국어 영어 수학 시간은 고교는 비슷했고, 중학교의 경우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으나 일선 교사들은 "수업의 절대 시간은 줄었을 지 모르나 전체 수업시간 가운데 국영수의 비중은 높아졌다"고 반박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2009과정은 7차 교육과정과 비교해 3년 총 교과 이수 단위가 196단위에서 180단위로 축소된 점을 감안하면 국영수의 비중은 높아진 것"이라며 "교과부가 개정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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