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족 내에서 늘고 있는 폭력의 형태는 '신체적 폭력'이 아니라 '방임과 정서적 폭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5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부부폭력 발생률은 53.8%로 그 이전 조사였던 2007년(40.3%)보다 크게 증가했다. 원인을 따져보면 방임 형태의 폭력이 19.6%에서 30.5%로 크게 늘어난 이유가 컸다. 또 정서적 폭력도 33.1%에서 42.8%로 크게 증가했고, 경제적 폭력도 4.1%에서 10.1%로 증가했다. 가벼운 신체적 폭력은 11.1%에서 16.3%로 늘었지만, 중한 신체적 폭력은 4.8%에서 3.3%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는 여성가족부가 발표하는 '전국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분석한 것인데, '방임'의 형태는 무시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하거나, 병원에 가야 할 때에는 허락을 받도록 하는 등의 폭력을 뜻한다. '정서적 폭력'은 모욕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때리려고 위협하는 것, 물건을 파손하는 것 등이다. '경제적 폭력'은 생활비를 주지 않거나, 동의 없이 재산을 임의 처분하고, 수입ㆍ지출을 독점하는 형태다.
아동 폭력 형태에서도 '방임'은 2007년 2.7%에서 지난 해 17%로 크게 늘었다. 반면 신체적 폭력은 49.7%에서 29.2%로 크게 줄어들어 전체 아동학대 발생률은 66.9%에서 59.1%로 감소했다.
노인 학대 발생률도 '방임'이 2.5%로 신체적 폭력(2.2%)을 넘어섰다. 노인에 대한 가장 큰 폭력 유형은 '정서적 폭력(9%)'이었다.
김승권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안정을 위해서는 중산층이 약 70%를 차지해야 적정한데 우리나라는 48~53% 정도여서 사회뿐 아니라 가족의 안정성 유지에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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