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덕아웃에 순식간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두산은 4일 잠실 LG전에서 9회 초 2사까지 3-2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마무리 임태훈이 LG 5번 이병규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다.
0-1로 뒤진 7회에도 2점 홈런을 뿜었던 이병규는 2004년 5월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2,530일 만에 연타석 홈런을 쳤다. 연타석 홈런은 시즌 6호, 통산 662호, 개인 6호.
전날 연장 10회 혈투 끝에 0-2로 졌던 두산은 3연패의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두산은 두산이었다. 첫 타자인 9번 대타 김재환이 LG 마무리 김광수에게 우전안타를 뽑았고 1번 정수빈이 번트안타로 무사 1ㆍ2루를 만들었다.
고영민의 내야땅볼로 1사 2ㆍ3루. LG는 3번 김현수를 고의4구로 거르며 만루작전을 폈다. 김광수는 그러나 4번 김동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4-4에서 다시 만루. 최준석은 볼카운트 1-1에서 김광수의 3구째를 밀어 중견수 플라이를 만들었다. 깊숙한 타구는 아니었지만 발 빠른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을 밟기에는 충분한 타구였다. 끝내기 희생플라이는 시즌 1호, 개인 1호, 통산 38호. 경기 후 최준석은 "힘 빼고 가볍게 친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돌렸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두산은 5-4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역전에 성공한 경험은 앞으로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박종훈 LG 감독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더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목동에서는 윤석민과 김상현의 활약을 앞세운 KIA가 넥센을 6-1로 꺾었다. 윤석민은 선발 8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2승(1세1패)째를 올렸다.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상현은 3회 결승 3점 홈런(시즌 3호)을 쏘아 올렸다. 넥센은 홈 5연승 끝.
부산에서는 롯데가 삼성을 6-4로 누르고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3연승은 지난해 9월18일, 19일 대전 한화 2연전, 24일 부산 삼성전 이후 처음. 올시즌 첫 선발 등판한 고원준은 5이닝 3실점으로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했다.
대전에서는 단독선두 SK가 한화를 7-4로 이기고 최근 3연승, 한화전 4연승, 원정 4연승을 달렸다. 김성근 SK 감독은 김응용 전 삼성 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1,200승을 달성했다.
1,200승은 현역 감독 중에는 유일하며, 메이저리그에서는 3,731승의 코니 맥 감독 등 37명, 일본에서는 1,733승의 쓰루오카 가즈토 감독 등 9명이 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