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태 해결에 예기치 않은 복병이 등장했다. 냉온정지상태로 다른 원자로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5,6호기 건물지하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대량 발견돼 도쿄(東京)전력이 긴급 배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4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6호기의 경우 원자로 건물에 1.5m, 터빈실에 2m 수위의 오염수가 고여 있으며 전체량은 1만2,000톤에 달한다. 5호기에서는 수위가 아직 10~20㎝가량에 불과하지만, 계속해서 외부에서 물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5,6호기는 3월11일 도호쿠(東北) 대지진 발생 당시 정기점검상태여서 지진이나 쓰나미에 의한 피해는 적었으며, 지진 발생 열흘 후 냉각 기능을 회복했다.
신문은 5,6호기의 오염수는 지진 발생 당시 쓰나미로 유입된 바닷물도 있으나, 지진 당시 건물에 균열이 생긴 틈으로 지하수가 계속 솟아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5,6호기의 오염수는 1~4호기에 비하면 방사성 물질 오염 정도는 낮지만, 물이 계속 유입될 경우 전원설비를 침수시켜 전원공급을 막을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지난 1일부터 6호기의 오염수 454톤을 1~4호기의 오염수 처리용으로 준비한 가설탱크에 옮겨 담는 한편, 이달 중에 1만2,000톤 가량의 가설탱크를 증설키로 했다.
도쿄신문은 한편, 도쿄전력이 5,6호의 오염수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쉬쉬했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독립종합연구소 아오야마 시게하루(靑山繁晴) 사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요시다 마사오(吉田昌郞)소장으로부터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5,6호기다. 냉온정지상태이지만, 애당초부터 유입되는 물이 많아 그대로 놓아두면 전원설비가 침수해 정지해버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신문에 전했다.
도쿄=한창만 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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