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지만 아시아적 영화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중국 색이 더 강해졌다고 하는데 1편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동포 여인영(39ㆍ미국명 제니퍼 여 넬슨) 감독이 데뷔작인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2’의 개봉(26일)을 앞두고 12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쿵푸 팬더2’는 2008년 개봉해 전세계에서 6억3,3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히트작 ‘쿵푸 팬더’의 속편으로 이날 시사회를 통해 세계에 첫 공개됐다.
여 감독은 할리우드 주류 상업영화의 메가폰을 쥔 첫 한국계이다. 백인 남성 감독 일색인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배출한 첫 동양계 감독이자 첫 여성 감독이기도 하다. 네 살 때인 1976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한 지 35년 만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셈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작은 회사 몇 곳을 다니다가 2002년 드림웍스에 입사해 스토리 총괄 담당 등을 거쳤다.
‘쿵푸 팬더’는 둔중한 몸집의 판다 포가 무술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국내에선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467만명)을 세웠다. 그런 작품의 속편 연출을 신인 감독이 맡았으니 퍽 부담스러웠을 터. 여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작품이라 나에겐 매우 도전적인 영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배우들과 즐겁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쿵푸 팬더2’는 3D로 제작돼 전편에 비해 비주얼이 강화됐지만, 워낙 새롭고 독창적이었던 전편의 캐릭터에 견줄 만한 스토리상의 신선함은 부족하다. 그러나 목소리 연기를 한 안젤리나 졸리는 스토리라인에 큰 점수를 줬다. 졸리는 “매우 매우 뛰어난 감독이 훌륭하게 연출 작업을 해냈다”며 여 감독을 추켜세웠다. 이어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쿵푸 팬더2’는 스토리라인이 너무 좋은 영화”라고 평했다.
칸=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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