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최경주(41ㆍSK텔레콤)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사상 최고의 상금이 걸려 있는 '제5의 메이저대회'인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정복했다.
최경주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ㆍ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톰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2008년 1월 소니오픈을 마지막으로 PGA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최경주는 3년4개월 만에 통산 8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 171만달러(약 18억7,000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 랭킹을 3위(291만5,000달러)로 끌어올렸다.
총상금 950만달러가 걸려 있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이상 총상금 750만 달러)을 능가하는 특급대회다. 최경주는 이날 발표된 세계 골프랭킹에서 평균 4.66점을 얻어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 주 34위보다 19계단이나 상승한 것으로 아시아 선수 중에는 가장 높은 순위다.
악천후 탓에 3라운드 경기가 순연돼 10번홀까지만 마쳤던 최경주는 마지막 날 26개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최경주는 이날 4라운드 17번홀(파3) 버디로 톰스에 1타 앞서며 우승을 눈 앞에 뒀지만 톰스가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최경주가 PGA 투어에서 연장전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17번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1온2퍼트로 파를 잡아 1온3퍼트로 보기를 범한 톰스를 제치고 3년4개월 동안 계속되던 우승 가뭄을 날려버렸다.
최경주는 "오늘은 26홀을 돌아야 했기 때문에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예선만 통과해도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 우승까지 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최경주는 17일 새벽 귀국해 19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한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2003년과 2005년, 2008년 등 3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노우래 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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