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일기장을 입수한 사실이 보도된 12일 국내 일부 언론이 미국 블로거가 쓴 가상일기를 실제 일기로 오인해 보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미국의 방송작가 겸 프로듀서인 잭 헬무스는 허핑턴포스트에 '빈 라덴의 일기 발견(독점발췌)'이라는 제목을 달아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가상일기를 적었다. 여기서 빈 라덴은 2006년 침실 6개, 높은 담장과 철조망, 유대인 없는 이웃 등을 갖춘 은신처를 광고에서 보고 골랐고, 2010년 수행원 T-본에게 허브로 만든 비아그라를 사오라고 시키고, 2007년 <해리포터> 최신호를 밤새워 탐독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2009년 1월 20일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그리워질 것"이라고 적었고, "헬리콥터가 소리없이 착륙했다. 네이비실 부대원들이 오는 소리 같다. 오…"라며 피살 직전 현장까지 묘사했다. 해리포터>
미국에서 일기장 입수사실이 보도되기 직전에 포스팅된 이 가상일기를 국내 일부 언론은 진짜로 보도했다가 뒤늦게 기사를 대체하거나 삭제했다. 헬무스는 이런 사실을 댓글을 통해 알게 된 뒤 "즐거운 날"이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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