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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음식 - 사찰음식

입력
2011.05.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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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절밥…집에서 공양 어때요?

나른한 봄, 변덕스런 날씨에 입맛을 잃어버린 이들이 절간을 기웃대고 있다. 육류와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입맛을 제철 재료로 만든 사찰음식으로 다독거리려는 것이다.

사찰음식은 최소한의 음식을 섭취하는 소식, 산나물 위주의 제철 채소로 만드는 채식, 가공하지 않은 천연재료를 쓰는 자연식을 기본으로 한다. 또 맵고 독한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와 화학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육류를 전혀 쓰지 않아 부족할 수 있는 단백질은 깨와 콩 등으로 보충한다. 예를 들어 버섯구이와 도토리묵무침에 오이 고추 깻잎 등으로 만든 장아찌류를 곁들이고 잡곡밥과 청국장을 올리면 푸짐한 식단이 완성된다.

언뜻 ‘집밥’을 연상시키지만 사찰음식에는 부처의 가르침이 깃들어있다. 소식은 식탐을 절제하도록 하며, 채식과 자연식은 쌀 한 톨, 배추 한 잎 허투루 다루지 않는 생명존중사상을 일깨운다.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사찰음식이 최근 인기를 끄는 이유다. 전효원 이지사찰음식문화원 원장은 “비만, 고혈압, 당뇨 등 현대인의 병은 과식과 불균형한 영양 공급으로 인한 것”이라며 “채식을 한다고 영양가가 없는 게 아니라 균형 잡힌 식단은 오히려 적재적소에 영양을 공급해 기력을 북돋운다”고 했다.

전 원장에게서 집에서도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사찰음식 요리법을 물었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은 전 원장의 요리법을 토대로 30여 종류의 사찰음식을 24일까지 선보인다.

▦두릅견과밥

재료: 쌀 2컵, 찹쌀 1컵, 두릅 150g, 은행(호두와 잣) 다시마 물, 양념장 재료(간장,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쌀, 찹쌀을 깨끗이 씻어 불린다. 두릅은 껍질을 벗기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은행 껍질을 벗긴다. 다시마 물로 밥을 한 뒤, 두릅과 은행(호두, 잣)을 섞어 뜸들인다. 완성된 밥과 양념장(간장, 깨소금, 참기름을 1:1:1의 비율로 섞는다)을 함께 낸다.

▦표고양념구이

재료: 표고버섯 10~12장, 깻잎 또는 상추 약간. 양념장 재료(고추장 2큰술, 맛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물엿 1큰술, 깨소금 1큰술)

만드는 법: 표고버섯은 깨끗이 씻고 물에 30분 불린다. 불린 표고버섯을 물기를 빼고 꼭지를 뗀다. 양념이 잘 배도록 버섯머리에 십자모양 칼집을 낸다. 깻잎과 상추는 씻는다. 양념장 재료를 섞고, 표고버섯 안쪽에 충분히 바른 뒤 20~30분간 재운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양념이 묻지 않은 쪽부터 굽는다. 깻잎과 상추를 곁들인다.

▦두부고추장강정

재료: 두부 1모, 다진 청피망과 홍피망 각각 1큰술, 소금, 식용유, 감자 전분가루, 양념장 재료(고추장 2큰술, 다시마 우린 물 1/2컵, 설탕 1/2큰술, 물엿 2큰술)

만드는 법: 두부는 가로 세로 2㎝ 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소금을 뿌려 간을 한다. 피망을 곱게 다진다. 두부의 물기를 제거한 뒤 감자 전분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다. 고추장에 다시마 우린 물과 설탕을 넣고 곱게 푼다. 고추장을 푼 다시마 물을 약한 불에 올린 후 물엿을 넣고 천천히 졸인다. 양념장이 반으로 줄면 튀겨 놓은 두부를 넣고 버무린다. 피망 다진 것을 넣어 골고루 섞은 후 불을 끄고 참기름을 서너 방울 떨어트린다.

▦우엉 생땅콩 찹쌀구이

재료: 우엉 200g, 생땅콩 100g, 양념장 재료(찹쌀가루 1컵, 다시마 물 1컵, 구운 소금, 식용유)

만드는 법: 우엉은 솔로 깨끗이 씻고, 7㎝씩 토막 내 김이 오른 찜통에서 약 10분간 찐다. 생땅콩은 잘게 다진다. 다져 놓은 생땅콩 가루에 찹쌀가루, 소금을 섞은 뒤 다시마 물을 붓고 걸쭉하게 반죽한다. 익힌 우엉은 식혀 2~4㎝ 길이로 썰고 반으로 나눈 뒤, 다시마 물을 살짝 뿌리고, 마지막으로 찹쌀가루에 묻힌다.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손질해 놓은 찹쌀가루 반죽을 묻힌 우엉을 노릇하게 굽는다.

▦양송이 감자찜

재료: 양송이 10개, 감자 2개, 표고버섯 3장, 청고추와 홍고추 각각 1개씩, 잣, 통깨, 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불린 표고버섯을 잘게 다진 후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하고 볶는다. 청고추와 홍고추도 곱게 다진다. 양송이 버섯은 줄기를 떼고 속을 조금 파낸다. 감자를 강판에 갈고 물기를 뺀 뒤 소금으로 간을 한다. 준비한 재료를 섞어 속을 파낸 양송이 위에 얹는다. 양송이를 김이 오른 찜통에 쪄낸다. 완성된 찜에 잣가루와 통깨를 뿌린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 감자보리밥·매실장아찌… 사찰음식 유명한 전국 사찰들

감자보리밥, 죽순, 호박, 취나물, 파래 등 전국 각지의 사찰을 찾아 이름난 사찰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 하다. 수행하는 수도승과 신도를 위한 음식이지만, 일반인들도 주말 점심 공양시간에 맞춰 절을 방문하면 한 그릇 융숭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매년 소문난 전국 사찰의 공양간을 돌며 숨겨진 별미를 찾아내고 있는 이경애 북촌생활사박물관장이 사찰음식으로 이름난 절을 귀띔해줬다.

강원 영월군 보덕사의 금몽암에 가면 감자보리밥과 우거지빡빡된장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은 무청시래기 한 가지만 우거지로 쓰는 옛 조리법을 고수하며 구수한 된장의 맛을 살려낸다. 강원 평창군의 지장암은 청정산골 산채인 누릿대, 곰취, 신선초, 두릅 등으로 소박하고 정갈한 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 있는 미황사는 김, 다시마, 파래, 톳 등의 해조류로 만든 갖가지 반찬으로 유명하고, 전남 순천시의 선암사는 300년 넘은 경내의 매화나무 매실을 따서 담근 매실장아찌를 내놓는다.

지리산 자락의 경남 산청군 대원사는 한 달에 두 번 별식으로 즉석김밥을 선보인다. 김, 밥, 우엉, 오이, 당근, 느타리볶음 등 재료들을 따로따로 밥상에 올려 놓고 취향에 따라 즉석에서 싸 먹도록 한다. 경남 산청군의 금수암은 서울 인사동 등에 있는 사찰전문음식점 '발우공양'의 총책임자 대안 스님이 주지로 있는 곳으로 죽순 요리가 맛나다.

경기 수원시의 봉녕사는 팥죽이 맛있는 절로 소문이 났다. 해마다 동짓날이면 팥 열 말과 쌀 열다섯 말로 팥죽을 끓여 절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하게 대접한다.

이밖에 서울 우이동의 원통사는 뽕잎장아찌, 서울 창신동 안양암은 호박 요리, 경북 문경시 김룡사는 가죽장아찌 등이 대표적인 사찰음식으로 꼽힌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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