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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스타일 - 캐주얼 -> 야구점퍼 -> 레플리카

입력
2011.05.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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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할 때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들의 얘기는? 군대와 축구 얘기다. 이보다 더 싫어하는 얘기는? 군대에서 볼 찬 얘기다. 그만큼 여자들, 축구와 담 쌓고 살았다. 야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 농담이 유행하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지금은 딴판이다. 연인, 가족과 함께 야구장을 찾는 여성들이 크게 늘었다. 이들이 프로야구 사상 첫 600만 관중 시대를 여는데 톡톡히 한 몫을 했다. 1982년 프로야구 첫 개막 당시 서울 잠실야구장은 남성 관중 85%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여성 관중의 점유율은 각종 조사에서 절반 가까이를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야구장은 데이트 장소, 나들이 장소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여성들에겐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도대체 뭘 입고 가야 할까. 영화 볼 때나 카페에서 수다 떨 때와는 좀 달라야 하지 않나 싶은데, 쉽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여자를 위한 야구장 데이트 스타일링, 이름하여 ‘베이스볼 룩’이다.

스텝 원, 야구장 첫 나들이

스트라이크? 장외홈런? 들어는 봤는데,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설명해보라 하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야구 생초보. 직접 배트를 들고 공을 치지도 않으니까, 살짝 응원만 하고 올 거니까, 평소처럼 그냥 하이힐과 원피스 차림으로 나서는 경우 다반사다. 예뻐 보이긴 하겠지만 신경 쓸 일이 많아진다.

야구장엔 유달리 계단이 많다. 앉을 자리를 찾아가고 화장실을 오갈 때마다 오르락내리락 하기에 힐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또 경기 흐름에 따라 관중석에선 시도 때도 없이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치마를 잡아줘야 하니 경기에 집중은커녕 슬슬 짜증이 날 수밖에. 그렇다고 어설프게 커플룩이나 야구의상을 입자니 너무 어색하다.

야구장에 입문할 땐 그저 편안한 캐주얼 복장이면 충분하다. 따가운 자외선을 차단해줄 야구모자와 편안한 운동화까지 포함해서다. 반팔이나 민소매 티셔츠, 반바지나 7부 바지를 활용해 귀여운 느낌을 연출하면 들뜨고 흥겨운 야구장 분위기와도 안성맞춤. 또 모르는 야구 규칙은 물어보면서, 응원가가 나오면 따라 부르면서 적극적으로 야구를 즐기는 데도 무리가 없다.

스텝 투, 경험자 티 내기

“LG 트윈스 이대형 선수? 도루를 잘 하지. 두산 베어스 김동주 선수? 별명이 ‘두목곰’이야.” 몇 차례 야구장 나들이로 선수들 정보를 이 정도 꿰게 되고 경기 규칙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야구장 데이트에 어느새 자신감이 생긴다. 덩달아 패션도 슬슬 바뀌게 마련이다.

야구 초보에서 벗어난 이쯤 단계에선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야구점퍼를 적극 활용해보길 추천한다. 야구점퍼는 사실 날씨가 추울 때 야구선수들이 경기복 위에 덧입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옷이 지금은 스트리트 패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헐렁한 느낌의 야구점퍼를 미니스커트나 스키니 바지와 함께 맞춰 입으면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는 야구장의 꽃으로 불리는 치어리더들이 자주 선보이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경기가 저녁까지 이어져 날씨가 약간 쌀쌀해지는 데도 대비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여기에 돋보일만한 센스 하나 더. 각 팀을 상징하는 색깔을 곳곳에 포인트로 활용하면 야구장 데이트 경험자 티가 확 난다. 두산 베어스의 상징 색은 남색, 삼성 라이온즈는 파란색, 기아 타이거즈는 빨간색이다.

스텝 쓰리, 드디어 나도 마니아

야구장 데이트 3단계쯤 되면 쓰는 용어도 달라진다. “오늘 배터리가 잘 맞네” “이런, 낫 아웃이야”처럼 야구 초보는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을 말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야구에서 ‘배터리(battery)’는 투수와 포수를 한 번에 이르는 말. ‘낫 아웃(not out)’은 투수가 던진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포수가 받지 못해 삼진아웃이 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또 ‘아무나 이겨라, 이기는 편 우리 편’ 하던 시절은 가고 응원하는 팀이 확실해진다. 특별히 표나게 응원하고 싶은 선수도 생긴다. 좋아하는 팀의 로고나 선수의 이름, 등 번호가 새겨진 옷을 그래서 찾게 된다. 이른바 ‘레플리카(replica)’다. 원래 레플리카는 그림이나 조각 같은 예술작품의 원작자가 손수 만든 복사본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패션 분야에서는 프로 운동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을 복제한 옷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LG 트윈스의 레플리카를 출시한 스포츠브랜드 데상트의 정종훈 사업부장은 “선수들이 입는 운동복 레플리카뿐 아니라 바람막이 점퍼와 모자 등 다양한 아이템에 대해 고객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야구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상품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야구공의 스티치 무늬를 디자인에 반영한 러닝화는 야구 마니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도 최근 분홍색 유니폼 레플리카를 내놓는 등 여성 야구팬층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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