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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양구 직연폭포·국토정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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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양구 직연폭포·국토정중앙

입력
2011.05.1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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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폭포라고요? Ω 타입 하천의 비밀이…

폭포는 가파른 벼랑을 타고 떨어지는 물줄기다. 가파른 벼랑이 폭포를 만들어냈을까, 아니면 폭포의 물줄기가 가파른 벼랑을 만들어냈을까.

강원 양구군 방산면에 직연폭포가 있다. 방산자기박물관 바로 옆에서 폭포의 하얀 포말을 볼 수 있다. 거대한 폭포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폭포의 낙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폭포엔 재미난 비밀이 담겨 있다. 폭포 생성에 대한 숨은 이야기다.

직연폭포의 물줄기는 수입천이다. 가파른 강원의 산세를 타고 내려온 물줄기로 직연폭포를 지나 소양호에서 합쳐져 북한강으로 흘러간다. 방산면의 '방산(方山)'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온통 봉우리들 사이를 헤집고 흘러야 하는 수입천 물길은 이리 돌고 저리 돌 수밖에 없다. 강원 영월의 동강처럼 구불구불 흐른다. 휘돌아 흐르는 물줄기는 여러 개의 오메가를 그린다. 방금 지나온 물길 바로 옆을 스쳐 거꾸로 흘러내리기도 한다.

수입천도 지금의 방산면사무소 앞에서 오메가를 그리며 휘돌아 흘렀다. 그 오메가의 떨어져 있던 부분이 계속된 침식으로 가늘어지다 결국 구멍이 나면서 붙어버렸다. 크게 휘돌던 강물이 바로 직선으로 뚫리게 된 것. 크게 휘돌다가 만난 두 물길엔 낙차란 변수가 생겼다. 폭포가 시작된 것이다. 폭포에서 떨어져 내린 물줄기가 강바닥에서 휘돌며 주변을 침식해 들어갔다. 폭포 벼랑은 자꾸 허물어졌고 폭포는 자꾸 뒤로 물러나게 됐다. 지금의 직연폭포는 두 물줄기가 합쳐졌던 첫 합류지점에서 200m 가량 뒤로 후퇴했고, 지금도 계속 물길 벼랑을 깎아내며 뒤로 물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휘돌다 말라버린 예전 물길은 어떻게 됐을까. 방산에는 주변의 뾰족한 산세와 달리 논밭을 일굴 수 있는 평지가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있다. 직연폭포로 인해 생긴 옛 강물의 흔적, 전문적인 용어로 '구하도(舊河道)'의 지형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직연폭포 옆의 방산자기박물관은 방산의 자기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공간이다. 방산은 고려 말부터 자기와 인연을 맺었다. 이곳에는 고령토 중에서 백자에 꼭 필요한 백토가 많이 매장돼 있고, 그 백토로 많은 자기를 만들어왔던 곳이다. 주변의 가마터만 40기 이상이 확인됐다. 예부터 양구 방산 백토는 백자를 빚는 데 최고의 재료로 널리 이름 났다고 한다. 방산의 백토 이야기를 들으며 그 동안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깨우쳤다. 고령토는 경북 고령에서 많이 나오는 흙이겠구나 막연히 생각했는데 김창환 DMZ 지리조성사업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그게 아니었다. 고령토의 영문명은 카올리나이트(kaolinite)다. 이를 중국에서 그 음을 따 '高嶺土'라 표기했고, 우리가 한자음 그대로 읽어 '고령토'가 된 것이다. 대리석의 유래도 중국에 있다. 영어로 마블(marble)인 대리석이 중국에선 윈난성의 타리(大理)란 곳에서 많이 났다고 한다. 그 지역명에서 따온 것이 대리석이란 이름이다.

양구의 도촌리에는 국토정중앙 공원이 있다. 군 사격장 바로 옆에 있는 지점이다. 한반도 4개의 극점(동쪽은 독도, 남쪽은 마라도, 북쪽은 함북 온성군 유포면의 북단, 서쪽은 평북 마안도)를 기준 삼아 그 중심점을 지도에 찍어보니 바로 이곳이란다. 경도 128도 2분 2.5초와 북위 38도 3분 37.5초가 만나는 지점이다. 한반도의 정중앙이 처음 학계를 통해 발표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처음 발표됐을 때 어느 언론에선 "그동안 한반도의 심장에 총알을 퍼붓고 살아왔다"고 적기도 했다. 군이 이곳에 사격장을 지었을 때 과연 이곳이 한반도의 중심점일줄 알았겠는가. 지금은 사격장 옆으로 국토정중앙 표지물이 있는 곳까지 편안히 갈 수 있도록 길이 잘 조성돼 있다. 국토정중앙을 우리 땅의 배꼽으로 여겨 배꼽의 기운을 받으러 오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국토정중앙 공원엔 천문대도 들어서있다.

양구=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유네스코가 인증하는 지오파크란?

유네스코가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시행하는 세 가지 인증제가 있다. 세계유산(World Heritage), 생물권 보전지역(Biosphere Reserve), 그리고 지오파크(Geopark)다.

세계유산은 탁월하고 보편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우리의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석굴암, 창덕궁, 수원화성, 제주 용암동굴 등이 등재돼 있다. 생물권 보전지역으로는 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 등이 포함돼 있다.

지오파크는 조금 생소하다. 세계유산이 요구하는 특별한 보편적 가치는 부족하지만 지역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형, 지질적 자원과 문화ㆍ역사ㆍ생태적 자원 등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 해당된다. 현재 세계 25개국 77곳이 지오파크로 지정돼 있다. 우리 땅에선 제주도 전체가 지난해 지오파크로 지정됐고, 한라산 일출봉 수월봉 등 7곳이 지오사이트로 선정됐다. 제주는 유네스코 세 가지 인증제 모두를 받은 3관왕이 됐다.

국내에서 제주에 이어 지오파크 등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곳이 있다.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ㆍ고성군 등이 하나로 뭉친 '강원 DMZ 접경지역'과 울릉도 등 2곳이다. 강원 DMZ 지리공원 후보지는 한탄강 유역의 현무암 지역, 금강ㆍ설악산 자락의 변성ㆍ화강암 지역, 해안지역 등 복합적인 지형과 지질군이 발달해있고, 세계에서 보기 드문 냉전의 현장이란 특별함이 있다. 강원도 DMZ 지오파크 조성사업단은 철원의 고석정 순담계곡 직탕폭포, 화천의 비래암 용화산 딴산 오음리분지, 양구의 펀치볼 두타연 직연폭포 대암산용늪, 인제의 백담계곡 십이선녀탕, 고성의 명파해안 서낭바위 왕곡마을 등 특이한 지형을 지오사이트로 삼아 전체를 지오파크로 등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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