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11일(현지시간)에만 최소 19명이 숨지는 등 유혈극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시리아군이 탱크를 동원, 민간인 거주지역을 포격하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 인권단체의 아마르 쿠라비 대표는 이날 AFP통신에 "(남부) 다라와 알하라 지역에서 시리아 보안군 등의 발포로 8세 남자아이를 포함해 13명이 숨졌고, (중부 공업도시이자 제3의 도시) 홈스에서도 탱크 포격으로 5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19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AP통신도 홈스의 국립병원에 최소 5명의 시신이 안치됐다고 전했다. BBC는 "홈스에선 10일 이후 500명 이상이 체포됐고 밥 아미르 구역에선 물 전기 통신이 끊기고 포격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제2의 도시인 알레포에서도 대학생 2,000여명이 시위에 나섰으나 곧 해산되기도 했다.
앞서 시리아군은 지난달 말부터 다라, 홈스 등의 시위 거점지에 보안군과 탱크를 투입해 유혈 진압을 시작했다. 게다가 이번에 탱크의 포격까지 이뤄지면서 시리아 내부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탱크로 민간인 거주지역을 공격하는 것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전 대통령이 30여년 전 시위 진압 때 사용했던 방법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하페즈 전 대통령은 1982년 중부 하마지역에서 이슬람 교도의 시위가 발생하자 탱크를 동원한 무력 진압에 나서 2만5,00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즉각 유혈 진압을 비난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 당국이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해 폭력적 진압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런 억압책은 야만적(babadic)"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관영 뉴스통신 SANA를 통해 "군부대가 무장폭도와 충돌해 군인 2명이 숨졌다"고 역공을 펼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시리아를 향해 즉각적 행동에 돌입할 가능성은 리비아 때와는 달리 낮다. 시리아 정부의 시위대 유혈 진압을 막을 뚜렷한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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