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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관예우금지' 앞둔 판·검사 사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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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관예우금지' 앞둔 판·검사 사표 소동

입력
2011.05.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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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를 금지하는 개정 변호사법 공포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늦어도 내주에는 대통령 재가를 거쳐 시행될 전망이다. 판ㆍ검사, 군법무관 등이 퇴임 전 근무했던 곳의 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처벌규정이 없는데다 우회 수임 등 구멍이 많아 전관예우 근절책으론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으나 위헌, 과잉입법 소지도 있어 제한요건 강화가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근본 해결책은 법조인들의 의식, 법조문화의 쇄신에 달렸다.

이런 점에서 개정 변호사법 시행을 앞두고 빚어진 판ㆍ검사들의 사표 소동은 개탄스럽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11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검사가 전국적으로 10여명이나 된다. 법원 쪽은 최근 대법관 인사에 따라 사법시험 기수가 앞선 고위법관들이 사표를 내는 경우가 포함돼있긴 하지만 역시 분위기가 크게 술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과 법무부가 개정 변호사법 시행 이전에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이런 움직임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부끄러운 행태라고 스스로 인식한 때문일 것이다.

전관예우는 부당한 기득권에 의존해 사회의 공정한 룰을 깨는 파렴치 행위다. 특히 법과 원칙에 입각해 국가 사회의 질서를 세우는 것이 책무인 판ㆍ검사들이 불공정 게임을 아무렇지 않게 관행으로 받아들여온 것 자체가 크게 부끄러워할 일이다. 현직에서 사건처리나 사실판단에서 선후배 인맥 등 법과 원칙을 벗어난 다른 요소를 개입시켜 왔다는 의미이자, 퇴임 후에도 엄정한 법의 잣대를 자의적으로 훼손시키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전관예우는 단순히 수십억 원 수임료 등 국민 정서를 건드리는 정도가 아니라, 국가사회의 기본 틀과 질서를 허무는 행위다. 여기에 반성과 자책은커녕 "사표도 마음대로 내지 못하게 하느냐"고 항변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비리에서 보듯 법조계뿐 아니라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한 전관예우 관행을 깨끗이 없앨 수 있는 고강도 개혁안이 나와야 한다. 전관예우 척결 없이 공정사회는 구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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