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65일.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을 주제로 한 여수세계박람회(약칭 여수엑스포) 개막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리는 여수엑스포는 '세계의 경제올림픽'으로 불리며 올림픽ㆍ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국제행사다. 여수는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겠다는 각오다. 1993년 대전엑스포를 통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였듯 여수엑스포를 국격 상승으로 모멘텀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강동석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은 "엑스포를 통해 여수가 신해양시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막을 1년 앞둔 여수는 온통 엑스포 분위기다. 간선도로와 거리 곳곳엔 '세계인에게 여수를 알리자'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거듭나자'는 플래카드와 깃발들이 나부낀다. 시내 어딜 가도 공식 마스코트인 '여니'와 '수니'를 볼 수 있다.
바다와 해양을 주제한 여수엑스포의 박람회장 면적은 25만㎡다. 5년마다 한 번씩, 6주~6개월간 광범위한 주제로 전시 면적에 제한이 없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등록(Registered)박람회가 아닌 인정(Recognized)박람회이기 때문이다. 인정박람회는 두 개의 등록박람회 사이에 열리며, 기간은 3주에서 3개월로 짧다. 주제도 특화해야 한다. 여수엑스포의 전시 면적은 여수 신항 일대로 제한되지만 엑스포 종사자 숙소인 엑스포타운과 인근 오동도까지 이어지는 수변공간을 포함할 경우 전체 면적은 174만㎡로 늘어난다.
박람회장에는 참가국(현재 95개국)이 전시 콘텐츠를 설치하는 주제관과 한국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생물관 등 14개 동이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은 52%. 올해 말까지 모든 전시장 건물이 완공되면 내년 2월까지 콘텐츠를 전시해 두 달 동안 시범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바다의 지속 가능한 개발 가능성을 최첨단 기술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생생히 보여주게 된다. 특히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 등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해양 환경보전을 위한 선진국 기술을 이전하는 프로그램인 '여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가 이번 엑스포를 위해 부담해야 할 자금은 2조1,000억원에 달한다. '고작 3개월 행사를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꼭 손해만 보는 것만은 아니다. 엑스포의 경제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여수엑스포 기간 동안 국내ㆍ외 관람객 800만 명이 1조2,400억원을 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3조3,9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생산유발 효과 12조2,328억원, 부가가치 효과 5조7,21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8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여수엑스포를 통해 발생하는 경제효과 중 90%인 3조원 가량이 여수를 비롯한 전남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수와 인접한 타 지역의 경제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턱없이 부족한 관람객 숙박시설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여수시는 엑스포 기간 하루 평균 11만3,000명의 관람객이 여수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숙박업소 객실 3만6,930개가 필요하지만, 여수시가 엑스포 개막 직전까지 확보할 수 있는 객실은 9,271개에 불과하다. 여수시는 대체 숙박시설 확보를 위해 홈스테이나 민박, 종교시설 등에 객실 제공을 요청하고 있지만 그리 호응이 높지 않다.
시 관계자는 "여수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 이내에 있는 순천과 광양, 곡성, 경남 진주 등지의 숙박업소를 통해 모자란 객실을 확보할 예정이지만 외국인들을 수용할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은 여전히 부족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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