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게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한국 섬유업체와 디자이너에게는 '면화의 달'이기도 하다.
2002년 이후 미국 면화업계가 매년 5월 초순 중 하루를 '코튼데이(Cotton Day)'로 정한 뒤 미국산 면의 '큰손 구매자'인 한국 섬유업체 관계자와 디자이너를 초청하는 행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면화협회는 1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존 미첼(사진)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열었다. 미첼 회장은 세계에서 미국 면화를 8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한국과의 교역 확대를 위해 양국 의회에 계류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미첼 회장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면직산업과 미국 면화업계 모두 큰 수혜가 예상된다.
한국 면직산업의 경우 면직물 관세(현재 8%)가 사라져 중국 제품에 빼앗긴 미국 시장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한국 전체 수입량(2만1,952톤)의 34%(7,467톤)였던 미국 면화의 비중도 늘어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미첼 회장은 "미국은 세계 3번째 면화생산국으로 전체 생산량의 95%를 수출한다"며 "올 1분기 한국시장에서 미국 면화 점유율이 53%까지 상승해 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미첼 회장은 한미 FTA가 한국의 대표적 섬유도시인 대구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넣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섬유산업의 메카였으나 한때 침체기를 겪었던 대구는 최근 주요 섬유업체가 장비 현대화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 미첼 회장은 "동북 아시아 가운데 한국은 (대구를 중심으로) 유일하게 최근 5~7년간 지속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제 면화가격이 급등했으나, 한국 섬유업체의 앞선 기술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실제로 2009년까지만 해도 파운드당 0.8달러였던 면화 가격이 최근에는 1.7달러까지 상승한 상태. 미첼 회장은 "한국은 면화를 가공한 면사, 원단 등의 품질이 좋아 중국이나 인도 등의 제품과 차별성을 가져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첼 회장은 한국의 면화 수요자에 대한 물류 서비스 강화도 약속했다. 그는 "예전에는 미국 면화가 한국에 도착하는 데 2~3개월이 걸렸지만 물류 시스템을 개선해 최근에는 6~7주일로 줄었다"고 소개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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