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될수록 향락성 소비는 늘어난다’는 속설을 확인시켜주는 통계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위기 등으로 경기가 큰 부침을 겪었던 2009년 이전 5년간 전국의 음식점이 모두 감소했는데도, ‘룸살롱’ 같이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유흥주점은 오히려 늘어난 것.
12일 농림수산식품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음식점 업체 통계’에 따르면 식품위생법에 규정된 전국의 식품접객업소(음식점)는 2004년 73만1,466개에서 2009년 72만3,292개로 1.1%(8,174개) 감소했다. 전체 음식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일반음식점은 이 기간 61만1,063개에서 58만7,897개로 3.8%(2만3,166개)나 줄었고, ‘룸살롱’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단란주점’도 1만8,030개에서 1만5,700개로 12.9%(2,330개)나 감소했다.
반면 2004년 2만9,857개였던 유흥주점은 2009년 3만466개로 2.0%(609개)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단란주점과 유흥주점은 손님의 음주와 가무가 허용되는 것은 같지만, 단란주점은 유흥종사자를 둘 수 없는 반면 유흥주점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룸살롱은 단란주점보다 주대 등이 포함된 이용료가 구조적으로 훨씬 높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부유한 계층의 사치성 소비는 불황을 타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며 “폐업한 단란주점 가운데 일부는 이런 흐름에 따라 유흥주점으로 업태를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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