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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首長' 성폭행 혐의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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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首長' 성폭행 혐의로 체포

입력
2011.05.1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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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62)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투숙 중이던 호텔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표적 국제기구의 수장이 성추문을 일으킨 흔치 않은 사건으로 기록됨은 물론 2012년 프랑스 대선에도 일대 파란이 일 전망이다.

칸의 혐의는 어떤 것

외신에 따르면 스트로스 칸 총재는 13일부터 뉴욕 중심부 타임스퀘어 인근 소피텔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 중이었다. 하루 3,000달러(약 330만원)짜리 방이었다. 14일 오후 1시 그의 객실이 비었다고 여긴 32세의 호텔 청소 담당 여직원이 방으로 들어갔다. 사단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뉴욕경찰 대변인 폴 브라운은 이 여성의 진술을 근거로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나온 스트로스 칸 총재는 이 여성을 쓰러뜨린 뒤 침대방으로 끌고가 문을 잠그고 성폭행하려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그가 도망가려는 여성을 붙잡아 욕실 바닥에서 2차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후 이 여성은 방을 빠져 나와 동료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그의 방에서 놓고 간 휴대폰과 소지품 등을 발견했다. 이어 뉴욕 JFK공항에서 에어프랑스 일등석에 앉아 있던 스트로스 칸 총재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그는 '무슨 일이죠?'라고 물었고 체포 과정에서 반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5일 독일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날 사건으로 최소됐다.

피해 여성은 뉴욕의 루스벨트병원에 입원했다. AFP통신은 "스트로스 칸 총재는 형사 처벌되는 성범죄, 불법 감금, 강간 미수 등 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스트로스 칸 총재 측은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스트로스 칸 총재의 긴급 체포 뒤 발표한 성명에서 "IMF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면서도 사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파장은 일파만파

그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단순 성폭행 사건을 넘어선다. 그는 세계 각국의 통화, 경제정책에 관여하는 대표적 국제기구 IMF의 수장이다. 게다가 2012년 5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유력 후보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사건의 결과가 무엇이든 이번 건으로 프랑스 정계와 사회당은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은 그의 미래 정치 인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사회당의 대선 후보군 중에서 선두 주자였다. 2007년 사회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엔 세골렌 루아얄 후보에 뒤졌지만, 세계금융위기를 수습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그는 최근 대선 여론조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는 와중에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수주일 내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기 때문에 타격은 더욱 크다.

혐의가 그대로 인정되면 45년형의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총재직에서 불명예 퇴진하는 것은 물론 대선주자에서도 낙마할 게 분명하다. 그는 2008년에도 부하직원인 IMF 아프리카 담당 경제전문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문제로 IMF 조사를 받았다. 당시 IMF는 그가 해당 여성과 합의하에 관계를 맺었고 특혜를 주진 않았다며 경고하는 선에서 흐지부지 마무리지었다. 최근에는 사회당 후보이면서 포르셰 자동차를 타고, 최고급 양복을 입어 '샴페인 좌파'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저명인사인 그가 비행기 출발을 앞두고 대낮 도심 호텔에서 여직원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정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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