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에 창립 10주년을 맞은 STX그룹은 2001년 출범 때부터 협력업체와 상호 신뢰에 뿌리를 둔 상생 경영을 하고 있다. 강덕수 회장은 10주년 기념식에서"STX는 협력업체와 함께 남들이 개척하지 못한 길에 도전하겠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동반자로 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STX그룹의 조선기계 부문 계열사인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 STX메탈과 506개 협력업체가동반성장을 약속하는'STX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 협약 선포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 1,2차 협력업체 대표단이 각종 애로사항을 언제든 자신이나 계열사 사장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상생 핫라인'을 만들었다.
STX는 협력업체와 세계를 향한 도전 및 성장을 함께 하기 위해 출범 초기부터 STX멤버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위드 플러스'(with plus)라는 기치 아래 기치 아래 각 계열사 별로 운영하던 협력업체 관리 시스템을 한 데 모아 놓은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STX그룹의 조선ㆍ기계부문 4개 계열사의 협력업체 가운데 3년 이상 거래 실적이 있고, 거래 규모가 20억 원 이상인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중에서 STX는 가격ㆍ품질ㆍ납기 경쟁력을 따져 이 중 87개를 선정했다.
STX는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원자재 가격 정보를 일일이 수집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매주 주요 원자재 가격 동향 자료를 작성해 협력 업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해마다 우수분과를 선정해 해당 실무진에게 해외 연수의 기회를 주는 협력업체 해외 연수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STX는 협력업체의 실질적 애로사항을 지원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구매를 조건으로 협력업체들이 수행하는 국산화 제품 및 신기술 제품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면서 협력업체의 신사업 진출을 돕고 있다.
또 협력업체들이 개발한 부품이 선박에 탑재될 수 있도록 영업활동도 측면 지원하고 있다. STX가 협력업체들의 영업활동까지 지원하는 이유는 선주사가 부품 제조사를 선택하는 선박업계의 관행상 중소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해도 선박에 탑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계열사별로 시행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특별 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4월에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을 포함한 경남지역 대형 조선소들은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내년까지 총 400억 원 규모의 특별금융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덕분에 협력업체들은 시설자금과 운영 자금 등을 낮은 이자에 장기 대출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은행과는 네트워크 론 제도를 새로 마련했다. 이 제도는 기업은행이 STX그룹에서 추천한 우수협력업체 200여 곳에게 납품실적을 근거로 연간 납품 금액의 최대 6분의 1에 해당하는 생산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또 2008년 말에는 국내 조선업체 최초로 우리은행과 1,0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었다.
조선업계의 오랜 숙원인 부품 국산화 사업도 협력업체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STX는 협력업체들과 전담팀을 구성해 수입 부품의 국산화를 지원하는 '일사 일품목 개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 참여하는 협력업체들에게는 2억 원의 현금까지 무담보로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STX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손 잡고 협력업체의 생산, 경영 및 품질 부문에 대해 컨설팅을 실시하는'구조고도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 상반기까지 24개 협력업체가 컨설팅을 받았다. 또 STX는 협력업체들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인 이노비즈 인증을 100% 취득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경영 덕분에 STX 계열사 가운데 STX메탈은 지난해 4월에 중소기업청과 대ㆍ중기 협력재단으로부터 '대중소기업 기술협력 우수기업상'을 받았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