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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박근혜 블랙홀'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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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박근혜 블랙홀' 조짐

입력
2011.05.12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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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와 지지 모임들의 움직임을 보면 '대선의 계절'이 벌써 찾아온 듯 하다. 모임 별로 지지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각종 발대식과 회합 등이 끊이지 않는다. 정작 박 전 대표 본인은 여전히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 중 하나인 '국가미래연구원'엔 요즘 관료 출신과 교수 등 전문가 그룹의 회원 가입 문의가 쇄도한다고 한다. 한 친박계 인사는 15일 "지난 해 12월 출범 때 78명이었던 정회원 수가 200여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유력한 미래 권력으로 거론되자 차기 정권에서 '정치적 기회'를 잡기 위해 이름이라도 걸어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지지 모임인 '국민희망포럼'은 전국 조직화 작업을 거의 마쳤다. 16대 시도 중 부산과 제주를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지역별 포럼이 결성됐는데, 지역 별 회원이 수천 명씩에 이른다. 이사장은 박영식 전 연세대 총장이 맡았고, 실무는 친박계 내 조직 전문가인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담당하고 있다. 희망포럼 관계자는 "당분간 자연보호 사업 등을 하며 '사회봉사단체'로 활동하다가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정치적 고문'인 서청원 미래희망연대 전 대표가 이끄는 '청산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청산회는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2006년 결성한 산악회로, 회원 수가 7만 명에 달한다. 청산회가 지난 달 30일 충남 계룡산에서 개최한 시산제 겸 단합대회에는 1만여 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이밖에 박 전 대표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휴면 상태였던 '상록포럼', '한강포럼', '충북미래정책포럼', '국태민안포럼' 등 각종 지지모임들이 최근 들어 다시 활동을 시작했거나, 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 모임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자생적 모임일 뿐"이라며 "우리 쪽에서 개입하거나 통제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선 "2007년 대선후보 경선 패인 중 하나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조직 싸움에서 완패한 것이므로 박 전 대표가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박근혜 대세론'에 편승해 자리를 맡는 데만 신경을 쓰는 인사들은 걸러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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