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품값을 올린 해당 업체들은 하나같이 편법인상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며 항변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직권조사에 나선 것을 두고는 "공정위가 제품 성분까지 조사하느냐"며 격앙된 반응까지 보였다.
한 제과업체의 임원은 11일 "기업 입장에선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새롭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최근의 프리미엄급 제품에 대해 공정위가 나서 원료 성분에 대한 자료까지 요구하는 건 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원재료값 상승이나 품질 개선, 용량 증가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인상만 문제삼는 건 분위기에 편승해 기업들의 정당한 영업활동을 매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농심은 650원이던 기존의 '신라면'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신라면 블랙'을 출시한 뒤 공정위로부터 가격 책정 및 원료 성분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와 함께 현장조사를 받았다. 롯데제과도 '월드콘'에 비해 30% 비싼 '월드콘XQ'를 내놓은 뒤 동일한 이름을 가진 제품의 가격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이유로 지난달에 공정위 현장 조사를 받으면서 가격 책정 자료를 제출했다. LG생활건강 역시 기존 제품보다 두 배 비싼 프리미엄 캔커피를 내놓은 뒤 본사가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프리미엄급을 표방하며 값을 올렸으면 그 정당성 여부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공정위가 가격인상을 이유로 업계를 죄인 다루듯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라면 블랙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예로 들며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을 직접 먹어보면 맛이나 양에서 기존 제품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를 속으로만 삭이는 중이다. 논란이 가열될 경우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식품공업협회 관계자는 "업체들 입장에선 최대한 조용하게 넘어가는 게 상책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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