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각각 '癌 통계' 누구 말이 맞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각각 '癌 통계' 누구 말이 맞나

입력
2011.05.11 17:34
0 0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전국 암 발병률 집계 결과, 울산이 2007~2009년 3년간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본보 6일자 1ㆍ3면)한 것으로 나오면서, 국가 암 통계사업을 주관하는 국립암센터의 암 통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암센터의 통계에는 대전, 전남지역이 암 발병률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두 기관간 큰 통계차이가 발생한 원인조차 쉽게 규명이 안되고 있다.

국립암센터에서 매년 발표하는 암 발병률은 해당 연도에 신규로 발생한 암 확진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2007년 연령표준화 인구 10만명당 남성 암 확진자는 전남, 울산, 광주 순으로 높았고, 여성은 대전, 대구, 전남 순으로 높았으며 전체 1위는 대전이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08년 남성 암 확진자는 전남, 대전, 충북 순이었고, 여성은 대전, 대구, 전남 순이었다.

건보정책연구원의 통계에는 암 확진자뿐 아니라 암을 의심해 진료를 받은 환자도 일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국립암센터의 확진자 등록 통계가 더 신빙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건보연구원 통계를 보면, 1년 넘게 암진료를 받은 비율(전체 암 진료환자에서 신규 환자를 제외한 수치)도 울산이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교적 장기간 암 진료를 받은 이 환자들은 단순 검사가 아닌 암 확진자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건보정책연구원 박일수 박사는 "단순 암 의심자도 일부 포함이 됐겠지만, 이들을 걸러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매년 신규 암 진료환자는 건강보험ㆍ의료급여를 통해 암 진료를 받은 환자 중 입원일수 1일 이상, 총진료비 30만원 이상의 진료를 받은 사람으로 대상으로 한정했고, 해당연도 전체 암 진료 환자도 총 진료비 30만원 이상으로 제한했다. 또 건강보험의 건강검진에 포함된 암 검진을 받은 사람은 모두 대상에서 제외했다.

박일수 박사는 기관간에 암 발병률에서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연구원의 통계에는 (단순 의심 환자도 일부 포함돼) 과다 집계됐을 수 있고, 반대로 국립암센터는 (병원이 '등록'하는 암 확진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과소 집계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 정규원 암등록통계과장은 "병원들이 암 확진 환자를 등록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며 "그러나 전국 180여개 대형병원이 암등록사업에 연계돼 확진자를 등록하고 있고 전체 암 확진자의 90%는 등록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발적으로 등록이 안 된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신규 암 진료 환자 자료를 받아서 확인한다"며 확진자 누락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암센터는 오류가 거의 없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건보정책연구원과의 큰 통계 차이가 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명을 못하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암 확진자이냐, 아니면 암 진료 환자냐 하는 통계작성의 기본적인 차이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울산 등 특정지역의 암 검진율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아 암 의심환자 거품이 심하다면 이런 통계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8년 울산의 건강보험 암검진율은 검진대상 81만명 중 10만명만 검진을 받아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쳤다. 두 기관의 통계에서 다른 차이를 찾자면, 암센터는 연령표준인구의 기준을 2000년 연앙(7월1일)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했고, 건보정책연구원은 2002년 의료보장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는 차이가 있지만 연도차이가 크지 않아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적다.

이 외에 울산에 암센터 등이 없어 다른 광역시에 비해 외부에서 암 치료를 받는 비율이 높고, 이 때문에 주소지를 옮겨서 확진 당시 다른 지역 환자로 분류될 수 있지만 이 또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 박일수 박사는 "통계 차이가 나는 원인을 두 기관이 공동으로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암 확진자를 기준으로 한 국립암센터의 암발생률은 울산이 전국 평균 이하"라며 "암 발생률이 환경오염(공해)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지금까지 전혀 나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