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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뇌졸중 겨울에 조심은 옛말… 철 없이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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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뇌졸중 겨울에 조심은 옛말… 철 없이 나타나

입력
2011.05.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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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봄인데도 친척과 친지로부터 부고(訃告)를 받는 일이 부쩍 늘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별세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예고없이 찾아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겨 '소리없는 저격수'로 불린다. 우리나라 1년 전체 사망자(24만6,000여명) 중 14%(3만6,000여명)를 차지하는 뇌졸중은 암에 이어 지난 10년간 사망원인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겨울철에 주로 발병한다는 뇌졸중이 최근 계절에 관계없이 나타나고 있다. 신용삼 서울성모병원 뇌졸중센터장은 "지난해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뇌졸중 환자(2만2,810명)를 월별로 조사한 결과, 10월에 2,069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5월에도 1,855명이나 돼 11월(1,844명), 12월(2,064명), 1월(1,768명) 등 다른 계절과 비슷하거나 많았다"고 밝혔다.

고혈압ㆍ동맥경화가 주 원인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오는 병 같지만 사실 오랜 기간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긴다.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뇌혈관기형 등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를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진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는 5배, 심장질환자는 2배 이상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도 정상인보다 뇌졸중 발병 빈도가 2배 정도 높다.

뇌졸중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관에서 생기는데, 뇌출혈과 뇌경색 등 2가지로 구분한다. 혈관 벽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뇌출혈은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 뇌경색은 콜레스테롤 등 지방 찌꺼기가 혈관 벽에 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와 혈액을 따라 돌다가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진 혈관을 막아 생긴다. 동맥경화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음주, 고지혈증 등에 의해 촉진된다.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산소와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뇌는 크게 손상된다. 손상된 뇌세포는 죽고, 그 뇌세포가 담당하는 신체 부위도 마비된다.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뇌세포 손상이 많이 되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식물인간이 되거나 사망한다. 의식을 회복해도 30~40% 정도가 전신이나 반신 마비, 치매, 언어장애 등 각종 후유증을 앓는다.

평소 혈압이 정상이라도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면 고혈압 못지않게 조심해야 한다. 심하면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져 뇌경색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갑자기 두통이 생겨도 조심해야 한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서 혈관이 좁아져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어 신경이 자극 받아 머리가 아플 수 있다.

발병 후 3시간 이내 병원 옮겨야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환자의 의식이 혼미해지고 음식과 침을 삼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억지로 약이나 물을 먹이면 기도로 흘러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다. 폐렴으로 열이 나면 뇌졸중이 더 악화된다.

뇌졸중 증상이라도 의심되면 환자를 일단 편안한 자세로 눕힌 뒤 옷이나 장신구 등을 풀어준 다음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가 잘 유지되도록 한다. 곧바로 119 구급차를 불러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한다.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 발생 후 적어도 3시간 이내 약물을 투여해야 후유증이 생기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 늦게 도착하면 치료시기를 놓쳐 평생을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으로 고생한다.

세계 최고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증상 발생 후 첫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 '엑티라제'(미국 FDA가 유일하게 승인한 혈전용해제)를 쓰면 발병 3개월 이내 최소한의 장애만 있거나 장애가 없을 확률이 30% 정도 높았다. 이에 따라 미국심장협회(AHA)는 '뇌졸중 환자를 3시간 이내 병원으로 옮겨 혈전용해제를 써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201개 급성기 뇌졸중 진료기관의 서비스 실태를 평가한 결과, 뇌졸중 초기 증세 발생 후 응급실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3시간44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평가 당시의 10시간 52분보다 2시간 52분이나 늦어졌다. 특히 뇌졸중 환자 가운데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는 전체의 43.3%로 2008년 49%보다 5.7%포인트 줄어들었다.

■ 뇌졸중 예방을 위한 건강식단 자료

1. 조리할 때 식탁에서 소금을 쓰지 않는다.

2. 짠 맛을 원하면 무염 간장이나 대용 소금을 사용한다.

3. 가공, 인스턴트 식품(통조림, 냉동식품, 치즈, 햄, 라면 등)등을 가급적 삼간다.

4. 음식이 뜨거울수록, 설탕을 많이 탈수록 짠 맛이 덜 느껴지므로 조리 시 유의한다.

5. 식초의 사용량을 늘리면 간장을 줄일 수 있다.

6. 慈穗?과일이나 채소보다 염분량이 많으므로 고기보다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

7.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달걀 노른자, 오징어, 간, 마요네즈, 성게 등을 적게 먹는다.

8. 고기는 살코기 위주로 먹고, 눈에 보이는 기름기는 없앤다.

9. 튀김보다 조림, 구이, 찜, 지짐 등의 조리법을 택한다.

10. 동물성 기름 대신 참기름, 식용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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