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과 강남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사제폭탄 폭발 사건은 선물투자에 실패한 40대 남성이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 주가폭락을 유도하기 위해 저지른 계획범죄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부탄가스통에 디지털 타이머를 연결한 사제폭탄 2개를 만들어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넣게 한 뒤 폭발시킨 혐의(폭발물 사용죄)로 주범 김모(43ㆍ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폭발물 재료를 구입해 건넨 이모(36ㆍ채권추심업체 직원)씨와 폭발물을 물품보관함에 넣은 박모(51ㆍ무직)씨는 폭발물 사용 방조죄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선물투자를 하다 3억여원을 날린 후 주식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풋(put)옵션에 투자했고, 주식시장에 혼란을 가해 주가를 폭락시킬 목적으로 옵션만기일인 12일에 맞춰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풋옵션은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파생상품으로 경찰은 김씨가 11일 선배로부터 5,000만원을 빌려 투자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 달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사제폭탄 제조법을 습득한 후 지인소개로 알고 지내던 이씨에게 부탁해 디지털 타이머 등 21만원 어치의 폭탄재료를 건네 받아 12일 오전 4시께 서울 천호대교 밑 한강공원 주차장에 렌터카를 세우고 재료를 조립해 폭발물 2개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교도소 동기 소개로 알게 된 박씨에게 3,00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폭발물이 든 가방 2개를 범행장소에 놓고 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증권계좌 보유 여부 등을 정밀 수사해 정확한 범죄동기를 파악할 예정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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