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가 일부 학생에게 중간고사 답안지의 오답을 수정하도록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성적 조작 의혹이 일고 있다.
11일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A고교에 따르면 이 학교 B교사는 이달 6일 교실에서 4명의 학생을 불러 시험 답안지를 보여주며 일부 답안을 수정하도록 했다. 한 학생이 찍은 영상 속에는 "이걸 거꾸로 해야지. 여기 사이에다 다시 써" "많이 고쳐야 된다. 이것만 지우면 되잖아"라는 등 B교사가 학생들에게 하는 목소리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를 두고 B교사가 학생들 시험 답안의 오답을 정답으로 고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학교 교감은 이에 대해 "3학년 국어과목을 담당하는 B교사가 일부 학생을 불러 최근 실시한 중간고사 답안지를 일부 수정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B교사가 '해당 학생들의 답이 유사답안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어서 보다 명확한 정답처리를 위해 수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학생들의 답안을 수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실 확인에 나선 경기도교육청 조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성적 처리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확인됐다"며 "정밀 조사를 한 뒤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 과정에서 이 학교는 교육과정 편성ㆍ운영지침상 금지돼 있는 우열반도 인문계학급에서 10여년 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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