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맛쇼'에 드러난 맛집 탄생 과정은 충격적이다. 김재환 감독은 이 영화를 "지상파 3사에 보내는 카운터펀치"라고 말했다. 영화에 따르면 2010년 3월 셋째주 지상파 TV에 나온 식당은 177개로,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무려 9,229개다. 이중 상당수가 뒷돈을 주고 방송을 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주장이다. 영화에는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돈 거래가 이뤄지는 과정과 맛집으로 방송을 탄 식당이 다른 프로그램에서 위상상태 불량 등으로 고발되는 등 엉터리라는 게 상세히 담겼다.
김 감독은 실상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직접 일산에 식당을 차렸고, 이 식당은 올해 1월 SBS '생방송 투데이'에 소개됐다. 브로커를 통해 '협찬비' 1,000만원을 건넨 뒤였다. 영화에 거론된 프로그램은 KBS 'VJ특공대', MBC '찾아라! 맛있는 TV'를 비롯해 10여편. 한 남자 가수가 단골집이라며 찾은 식당에서 그날 받은 대본을 숙지하지 못해 버벅대는 장면도 모자이크처리 없이 나온다. 숱한 가짜 맛집 중에 이명박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걸어 놓은 식당도 있다. 김 감독은 "이 대통령도 특별출연 당하셨다"고 말했다.
방송 출연을 주선하는 브로커 임모씨도 등장해 캐비어 삼겹살, 인삼 심은 삼겹살 등 제작진의 눈길을 끌만한 메뉴를 자신이 개발했다고 떠벌린다. 그는 숱한 맛집 프로그램에서 주방장, 손님으로 출연하며 활약했다.
트위터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트루맛쇼'를 빨리 보고 싶다는 글과 김 감독을 지지하는 글이 급증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전주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관객상을 받은 이 영화는 이달 일반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가 늦어지면서 개봉이 6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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