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한반도를 감동에 젖게 했던 남북 단일팀이 20년 만에 재구성될 전망이다.
11일(한국시간) 2011년 세계탁구선수권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국제탁구연맹(ITTF) 정기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과 북한은 분쟁국을 주요 참가국으로 하는 스포츠 친선전인 '피스앤드스포츠컵(Peace and Sports Cup)' 대회에 함께 참가해 달라는 ITTF의 정식 초청을 받았다. 한국과 북한의 대표팀 단장이 대회 참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벤트 경기이긴 하지만 20년 만의 남북 단일팀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피스앤드스포츠컵은 11월22일부터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키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이 대회는 전쟁이나 분쟁 중인 나라의 스포츠 선수들이 팀을 이뤄 이벤트 경기를 펼쳐 평화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매년 종목을 바꿔가면서 열자는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첫 종목으로 남북 스포츠 교류에 큰 의미를 가진 탁구가 선택됐다.
피스앤드스포츠컵은 남녀 단식과 복식 및 혼합복식 경기가 열리게 된다. 이중 복식 경기에서 한국-북한, 미국-이란, 인도-파키스탄 등 적대 관계인 나라의 선수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ITTF 분과 위원으로 선임된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아직 방법론에서 결정나진 않았지만 남북 복식 단일팀을 구성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충용 한국 대표팀 단장은 "지바 세계선수권 20주년인 올해 남북 대표가 단일 복식조로 다시 뭉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벤트성 경기여서 북측이 동의만 하면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에 참가하고 있는 주정철 북한 대표팀 단장도 "세계 평화를 위한다는 의미로 열리는 대회라 들었다. 취지는 좋다. 자세한 사항을 알아본 뒤 초청을 받아들일지 검토해보겠다"고 반응했다.
한편 한국 남자탁구의 3개 복식조인 오상은(인삼공사)-이정우(상무), 유승민-서현덕(이상 삼성생명), 김민석(인삼공사)-정영식(대우증권)은 이날 복식 32강에서 모두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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