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취임 일성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재협상'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여당에 각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선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는 현정부의 재협상을 거치며 국내 시장을 일방적으로 열어 이익의 균형이 현저히 무너졌다"며 "재재협상으로 바로잡은 뒤에야 비준을 논의하는 게 올바른 순서"라고 비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구제역, 무상급식 등으로 압박 받는 지방재정을 살리고 민생예산 마련을 위해 6월 국회에서 6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 "6월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국정조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과거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치며 원만한 조정 능력을 과시했던 관료 출신답게 대화를 중시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정치 현안은 국회 안으로 수렴해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일부 의원들이 추진 중인 몸싸움 방지 법안에 대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원칙적으로 찬성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6월 임시국회에서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FTA 처리 문제를 놓고 그가 '비준 반대'와 '물리적 충돌 반대'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호흡을 맞추는 문제에 대해 "같은 종교(기독교)이고 의정활동을 통해서도 잘 알아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황 원내대표의 '부자 감세 철회' 등 친서민 정책 발언에 대해 "마치 민주당 대변인처럼 말하시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며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을 예방한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는 "서로 밋밋하게 가면 국민이 '무슨 정치가 이래. 재미 없어'한다"며 "야당은 찌르는 맛, 공격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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