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산천’에 대해 코레일이 제작사측에 차량회수 수리를 요청하면서 KTX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해외 수출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공기업인 코레일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차량 결함을 지적하며 회수 수리까지 요청한 것은 문제가 그 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부품의 결함 등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고정장치가 갈라져 차량 부품이 선로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그러나 “19개 편성 가운데 1개 편성에서 결함이 발견됐고 나머지 차량은 재점검에서 문제가 없었다”며 “설계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차량 회수 수리에 대해서도 “문제 차량을 수리할 수 있는 장비가 창원에 있기 때문”이라며 “비파괴검사 등 정밀검사를 하기 위한 것일 뿐 ‘리콜’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로템 관계자는 다만 “차량 문제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큰 사업 수주를 앞두고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잦은 사고와 고장이 해외 수출 협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고장 보도가 많이 나와 그렇지, KTX산천이 많이 안정화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꼭 언론보도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수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중동과 브라질, 몽골 등에 KTX산천의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번 차량 회수 수리 조치로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사고와 운행장애로 코레일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코레일 노조는 최근의 잦은 사고가 허준영 사장 취임 후 ‘공기업 선진화’를 명분으로 한 인력감축과 보수주기 연장 때문이라며 검수 주기의 재조정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어떤 기계든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검을 자주 해줘야 하는데 코레일은 거꾸로 점검 주기를 늘리고 있다”며 “수뇌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X산천의 경우 성급한 영업운전 투입도 고장이 잦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철도 전문가는 “수출을 염두에 둔 때문인지 코레일이 제작사에 납품 기일을 지정해 주기도 했다고 들었다”며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검증을 철저히 한 후 투입했다면 지금과 같은 고장은 많이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차량을 투입해 안정화를 이루려면 최소한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어느 정도 고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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