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 구단 사장들도 ‘낙하산 인사’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이사 간담회(김인 삼성 사장 불참)를 열고 후임 총재 인선 방안을 논의했다. KBO는 오는 17일 정식 이사회를 열고 후임 총재의 인선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KBO 규약에는 ‘총재 궐위 시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개월 내로 보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유영구 전 총재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지만 이에 앞서 지난 2일 KBO에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따라서 후임 총재 인선은 내달 1일까지 이뤄져야 한다.
KBO 총재는 이사회에서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구단주 총회에서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한다. 2009년 유영구 당시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자천타천으로 총재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부의 거부로 취임이 2개월이나 지연됐고, 이상국 사무총장 후보(현 총재 특별보좌역)도 역시 정부의 입김에 낙마했다.
이와 관련, 신영철 SK 사장은 “6월1일까지는 시간이 촉박하니까 총재 권한대행 체제는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인 삼성 사장, 이삼웅 KIA 사장, 장병수 롯데 사장 등도 신 사장과 생각이 비슷하다.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은 “벌써부터 차기 총재를 거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사장들은 새 총재의 첫 번째 기준으로 야구에 대한 열정과 경영능력을 꼽았다. 김관수 한화 사장은 “새 총재는 경영감각이 뛰어나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장석 사장은 “CEO 스타일의 총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구단주 총재’에 대한 찬성표도 있었다. 장병수 사장은 “구단주들이 돌아가면서 총재를 맡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두산 구단주였던 고(故) 박용오 총재는 1998년부터 2006년 초까지 한국야구를 이끌었다.
한편 전진우 LG 사장은 8개 구단 사장 중 유일하게 총재 인선과 관련해 어떤 견해도 내놓지 않았다. 간담회 참석 직후 전 사장 개인 일정 때문에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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