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들에게 노예계약서 쓰게 한 사채업자 덜미

수원남부경찰서는 20대 여성들의 약점을 잡아 노예계약서를 쓰게 하고 수시로 성폭행한 혐의(강간 등)로 사채업자 김모(38)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올 1월 경기 수원시의 한 유흥업소에서 만난 A(21ㆍ여)씨와 성관계를 갖고 “술집에서 일하는 걸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노예계약서를 쓰도록 한 뒤 계약서를 내세우며 수시로 불러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의 친구 B(21ㆍ여)씨에게는 은행대출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550만원을 가로챈 뒤 “돈을 되돌려 받고 싶으면 노예계약서를 쓰라”고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가 작성한 노예계약서에는 ‘평생 시키는 대로 하고 어겼을 때는 민형사상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이를 미끼로 여성들을 성폭행했을 뿐 아니라 계약무효를 주장할 때는 폭력까지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법을 잘 모르는 여성들을 상대로 한 같은 수법의 범죄가 더 있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 중이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