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인 황새 복원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복원된 황새 숫자는 자연에 방사해도 될 정도로 늘어났지만 이 황새들의 야생 서식지 환경이 조성되려면 2년 정도가 더 필요해 현재 인위적으로 번식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 중 조류는 황새, 저어새 등 13종에 불과하다.
10일 국내 유일의 황새 복원기관인 한국교원대 한국황새복원센터에 따르면 이곳에서 복원돼 키우고 있는 황새는 모두 113마리다. 이 중에 번식 가능한 개체는 모두 9쌍이지만 지난 2월부터 강제로 번식을 억제하고 있다. 알을 낳으면 이를 나무로 만든 가짜알로 바꾸어 부화를 억제시키는 식이다. 예산 부족 때문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사료비용으로만 연간 2억원 가량 드는데 올해 예산지원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문화재청과 충북도 등에서 1억원, 환경부가 9,700만원을 지원했지만 중복지원을 이유로 올해 환경부에서 관련예산을 전액 삭감해 추가적인 황새 번식이 불가능해졌다. 지난해에는 황새들의 먹이로 미꾸라지를 줬지만 올해부터는 비용이 미꾸라지의 10분의 1 정도인 병아리를 먹이고 있고 1주일에 하루씩은 사료를 거르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 복원된 황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황새마을'은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조성되고 있으나 2013년이나 돼야 완공될 예정이다. 예산은 4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그나마 180억원 정도밖에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연구소 소장인 박시룡 한국교원대 교수는 "황새 개체수가 100마리를 넘으면 자연에 방사해 야생에 적응하도록 해야 하는데 예산부족으로 황새복원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며 "황새는 세계적으로 2,000마리 정도밖에 없는 희귀조류인 만큼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집중적인 예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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