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정당, 웰빙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겠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0일 라디오 연설에서 밝힌 자성론이다. 4ㆍ27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에서는 요즘 수구 보수, 올드(old), 웰빙(well-being), 영남 정당 등 네 가지 특징으로 요약되는 당의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필패한다는 논리다.
우선 올드 당(늙은 당)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20대, 30대와 40대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당 대표론'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나이가 많은 원로형 정치인도 필요하지만 한나라당에는 고연령층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다. 노장청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젊은 피 수혈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젊은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하는 빈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 '보수=올드' 라는 패배 의식을 털고 문화예술계 등의 외연을 확대하는 한편 실업자와 등록금 문제 해결책 등 젊은 층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은 전월세 상한제, 만5세 의무교육 등 서민정책에서 뒷북만 때리다 보니 '웰빙정당' 이미지가 고착화됐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예측가능한 정책개발로 서민ㆍ중산층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보수 노선도 논란이 되고 있다. '보수'는 필요하지만 수구적 보수 이미지를 탈피하고 유연하고, 열린 보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강령 등을 통해 당의 정체성을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골통 보수' 인식이 적지 않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보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도덕성이 뒷받침 되지 못한 보수 정당으로 비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병역ㆍ납세 등에서 보수의 기본 덕목인 도덕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다 보니 희화화되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영남당'을 극복하고 진정한 '전국 정당'의 모양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전임 지도부 면면만 봐도 당 대표ㆍ원내대표, 최고위원 상당수가 영남 출신이었다. 여러 지역 출신들을 고루 주요 당직에 기용하고 지역을 균형발전시킬 수 있는 맞춤형 정책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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