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영화관 호텔 등 상업시설들의 꼭대기를 돔 구조물로 연결하는 거창한 계획이었다. 돔이 덮이는 면적은 전체 사업부지 13만8,000㎡ 가운데 절반 정도나 된다. 바로 판교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추진되고 있는 알파돔시티다. 최근 현대백화점의 거액 투자가 성사되며 2008년 말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수렁에 빠진 알파돔시티의 부활 여부에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겨우 한숨 돌리다
알파돔시티는 총 사업비 5조671억원으로 2014년까지 연면적 122만여㎡의 건물을 지어 매각 또는 분양하는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다. 2007년 9월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주축인 컨소시엄(79.5%)과 LH(20.5%)가 출자금 4,552억원으로 뛰어들었고, 사업을 시행할 특수목적회사 ㈜알파돔시티가 설립됐다.
당시 로또로 불리던 판교신도시의 명성에 힘입어 높은 사업성이 기대됐지만 장밋빛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제위기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LH에 연체된 토지대금이 쌓여갔고, 부동산 경기마저 침체되며 컨소시엄 출자자들의 추가 투자도 얼어붙었다. 중심부에 자리한 신분당선 판교역은 올 9월 개통예정이지만 알파돔시티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숨통을 터준 건 현대백화점이다. 지난달 28일 현대백화점은 알파돔시티 중심상업지역 1만7,000여㎡에 세워질 연면적 17만여㎡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6,570억원에 선매수했다. 사업 추진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매각이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 8월까지 수도권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신축할 계획이다. ㈜알파돔시티도 올 7월 주상복합을 착공해 사업에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알파돔시티 땅값은 2조3,600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에서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밀린 토지대금을 갚는데 사용됐지만 남은 대금이 1조3,2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4,700억원은 미납된 중도금이다. 토지대금을 다 내면 토지를 담보로 대출이 가능해 사업의 성패는 얼마나 빨리 토지대금을 완납하느냐에 달려 있다. 알파돔시티는 거액의 선매수가 가능한 추가 투자자를 찾고 있다.
하지만 선매수로 중심상업지역의 건물들을 지어서 매각한다는 당초 사업방식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대백화점이 연내 착공해 먼저 완공할 경우 향후에 건설되는 인근 건물들과 돔 구조물로 연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워진다. 거대한 돔으로 덮인 알파돔시티의 정체성이 흔들릴 여지도 있다. LH 관계자는 "그 동안 우려가 있었지만 일단 착공이 되면 다른 투자자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며 "선매각으로 인한 부분착공 등을 반영하기 위해 사업협약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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