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서 허위사실 유포, 허수 매매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고 이득을 취한 경제단체 전 고위 임원, 공인회계사, 재벌가 3세, 벤처사업가 등 주가조작 사범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는 올해 1~4월 코스닥 상장사의 시세조종 행위를 집중 수사해 6개 회사 대주주 및 임직원과 주가조작 전문가 등 19명을 적발, 이 중 17명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2명을 기소중지했다고 10일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출신인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Y사 박모(63) 대표는 2008년 3월 비상장사를 합병하면서 기존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을 최소화하고 보유주식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시세를 조종, 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회사자금 15억원을 빼돌려 주가조작 전문가들에게 시세조종을 의뢰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G사 김모(42) 대표는 회사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09년 5월부터 고가매수 등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해 14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벌가 3세인 구본현(43) 전 엑사이엔씨 대표는 2007년 신소재 개발업체를 인수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사채업자와 짜고 허수, 통정 매매를 통해 주가를 조작해 253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구씨는 직원대여금 명목으로 회계처리를 조작해 회사 돈 765억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으로 알려진 벤처사업가 박성훈(44) 글로웍스 대표는 몽골 금광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허위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띄운 후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주가조작 사범의 신분이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은 "평범한 기업인조차 별다른 죄의식 없이 시세조종에 나서고 있다"며 "적극적인 인지수사를 통해 주가조작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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