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 올 1월 폐지된 이 프로그램은 그 동안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회인 야구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
"야구를 하고 싶다"며 모인 연예인들이 팀을 꾸리고 전국 아마추어 강 팀들과 경기를 거듭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프로야구에만 익숙했던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것. 프로그램 폐지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폐지 반대 움직임까지 일기도 했다.
천하무적 야구단 연출을 맡은 최재형(사진) PD는 사회인 야구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는 10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 기획단계부터 야구단 창단, 경기 진행, 야구장의 열악한 여건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야구단을 창단한 뒤 한 달이 지나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상대 팀조차 찾기 어려워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여지책으로 홈페이지에 '대결 신청'란을 만들었다"며 야구단 창단 초기 겪은 어려움을 다시 떠올렸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인기를 더해가면서 이런 걱정은 '즐거운 비명'으로 바뀌었다. 최 PD는 "3개월째 접어들면서 대결 신청란을 아예 없앴다. 무려 2,000개에 달하는 사회인야구팀들의 제의가 쇄도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팀 실력도 어느 정도 는 것 같고 전국 강팀들의 기량도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내친김에 팔도 원정 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실제 지역리그에 참가 중이거나 지역대회 1, 2위 입상 팀들과 '일합'을 겨루기도 했다.
최 PD는 "전국을 돌면서 사회인 야구에 대한 클럽과 동호회 등의 열기가 이렇게까지 높은 줄 몰랐다"며 "지난해 등록된 팀만 5,000개 넘었다고 들었다. 가입 하지 않은 팀들까지 합치면 1만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 야구연합회에 등록된 아마추어 팀은 5,215개에 달한다.
물론 아쉬움도 많다. 높은 열기에 비해 야구장 시설 등 여건은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는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할 곳이 많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어떤 구장에 가보니 '이런 곳에서 과연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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