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는 아름답다. 그러나 희열과 쾌감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희생이 뒤따르기도 한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사이클 스프린터 바우터 베일란트(27ㆍ레오파드 트랙)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린 '지로 데 이탈리아' 사이클 경기도중 언덕에서 내려오다가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속 55㎞ 이상의 속도로 내려오던 중 낙차하면서 도로에 머리가 부딪쳐 두개골이 깨진 것. 그는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도중에 숨을 거뒀다.
사이클 메이저대회에서 선수가 사망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1995년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파비오 카사르텔리(이탈리아)가 목숨을 잃었다.
경기도중 돌연사는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지난 8일 K리그 제주-대구전에서는 신영록(제주)이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져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2002년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는 김도연(숭실대)이 심장마비로 숨지기도 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축구에서 2003년 마크 비비앙 푀(카메룬), 2004년 마클로스 페헤르(헝가리), 2007년 안토니오 푸에르타(스페인) 등이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사망했다.
보호장비가 없는 권투에서는 끔찍한 사고가 수 차례 발생했다. 국내만 해도 모두 3명의 선수가 목숨을 잃었다. 1982년 김득구가 뇌 손상으로 사망한 데 이어 2008년 최요삼, 2010년 배기석이 뇌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야구에서는 임수혁(롯데)이 2000년 LG전 도중 쓰러진 뒤 식물인간 상태로 투병하다가 지난해 숨을 거뒀다. 승마의 김형칠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경기 도중 낙마로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수영에서는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인 프랜시스 크리픈(미국)이 익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크리픈은 2010년 10월23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열린 10㎞ 수영마라톤 도중 숨졌다.
'타이거 마스크'로 유명한 일본 프로레슬러 미사와 미츠하루도 2009년 6월13일 히로시마 대회에서 상대 사이토 아키토시의 백드롭 공격을 당한 뒤 쓰러져 숨졌다.
아이스하키에서는 선수가 아닌 심판이 경기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2010년 1월30일 스웨덴 북부 솔레프테오에서 열린 청소년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선수가 때린 퍽에 뒷목을 맞고 쓰러진 62세의 심판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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