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리그서 그림 같은 크로스로브렉 해트트릭 완성시켜
'프리킥의 달인' 김형범(27ㆍ전북 현대)은 그 동안 '부상 불운'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태극마크를 달며 주목 받았지만 2008년 이후 3차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2008년 11월 성남과 6강 플레이오프전에서 오른 발목 부상을 입은 그는 8개월의 재활 끝에 2009년 7월 수원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나 복귀전에서 다시 오른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9경기를 뛴 김형범은 올해 개막전부터 활약이 기대됐지만 무릎에 물이 차 오르면서 연골수술까지 해야 했다.
부상의 어두운 터널을 헤쳐 나온 김형범이 의미 있는 복귀전으로 '불운' 탈출을 예고했다. 미드필더 김형범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최종전 아레마 말랑(인도네시아)과 경기에서 후반 10분 교체 투입된 뒤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등 맹활약했다. 전북은 김형범과 해트트릭을 작성한 로브렉 등의 활약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5승1패가 된 전북은 G조 1위를 확정, 오는 24일 E조 2위와 홈에서 16강을 치르게 됐다.
로브렉이 42초 만에 선제골을 터트린 전북은 전반 8분 김동찬, 전반 27분 정성훈이 연속골을 넣으며 3-0으로 앞서갔다. 전반 인저리타임에 로브렉이 한 골을 더 추가한 전북은 4-0으로 앞선 채 후반전에 돌입했다.
김형범은 10분 에닝요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지난해 9월26일 인천전 이후 226일 만의 부상 복귀 전이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만큼 김형범의 오른발은 날카로운 위력을 발휘했다. 김형범은 14분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로브렉의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공세를 멈추지 않은 전북은 31분 강승조의 추가골로 대승을 완성했다.
아레마는 후반 38분 골키퍼 김민식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키커가 실축하는 바람에 영패를 막지 못했다. 김형범은 "이제는 아프지 않다. 홀가분하고 행복하다"며 가슴 벅찬 복귀전 소감을 밝혔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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